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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8일 화요일 01:53

''집값은 올랐는데 빚은 못 버틴다''…주담대 연체 3년 반 만에 2.2배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은행권 주담대 21% 늘 때 연체는 120% 급증…농협은행 연체 5000억원 돌파

''집값은 올랐는데 빚은 못 버틴다''…주담대 연체 3년 반 만에 2.2배

집을 산 사람들의 부담이 숫자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8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22년 말 644조3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779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증가율은 21%다.

문제는 연체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한 연체 채권은 1조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120% 늘었다.

대출 잔액이 21% 증가하는 동안 연체는 6배 가까운 속도로 불어난 셈이다.

연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았다.

주택담보대출 연체 채권은 2023년 말 1조6000억원, 2024년 말 1조9000억원, 지난해 말 2조100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 6월에는 다시 2조2000억원까지 올라왔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장기 연체다.

3개월 이상 연체 채권은 2022년 말 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6월 말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두 달 자금 사정이 꼬인 수준을 넘어 상환 능력 자체가 약해진 차주가 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부실 가능성이 큰 대출도 함께 늘었다.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을 합친 고정이하여신은 2022년 말 8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70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은행들도 대비를 늘리고 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관련 대손충당금은 3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3배 증가했다.

은행들이 향후 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는 대출이 더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고 있다는 뜻이다.

은행별 상황도 차이가 컸다.

올해 6월 말 주택담보대출 연체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NH농협은행으로 5117억3000만원이었다.

이어 KB국민은행이 3680억2000만원, 우리은행 3419억6000만원, 하나은행 3026억6000만원, 신한은행 2168억8000만원 순이었다.

특히 농협은행은 연체 잔액 증가세가 가팔랐다.

2022년 말 1346억1000만원이었던 연체 잔액은 2023년 말 2417억6000만원, 2024년 말 3822억2000만원, 지난해 말 4434억30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섰다.

일부 지방은행에서는 더 강한 경고 신호도 나타났다.

전북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19%에서 올해 6월 말 0.95%로 뛰었다.

불과 6개월 만에 5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연체 잔액도 같은 기간 52억6000만원에서 328억1000만원으로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은 전북은행의 경우 일부 신규 분양주택 집단대출에서 거액의 연체가 발생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경남은행의 연체율도 2022년 말 0.14%에서 올해 6월 말 0.41%로 높아졌고, Sh수협은행은 0.17%에서 0.45%로 상승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곳도 있었다.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올해 6월 말 0.19%로 2022년 말보다 0.08%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0.38%에서 0.16%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번 수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금리 부담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은 규모가 큰 데다 상환 기간도 길어 금리가 조금만 올라가도 월 원리금 부담이 크게 늘 수 있다.

특히 집값 상승기에 대출을 최대한 끌어다 쓴 이른바 '영끌족'은 금리가 오를수록 상환 여력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다.

전날 한국은행도 고차입 주택 취득 가구가 금리 상승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주택 구입 당시 소득 대비 원리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 가구는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연체 확률이 0.81%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차주의 문제가 은행권 전체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가계의 빚 상환 능력이 대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취약 차주와 집단대출 부실 위험을 금융당국이 선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금 시장이 봐야 할 것은 단순한 주담대 증가 규모가 아니다.

대출은 21% 늘었는데 연체가 120% 증가했다는 점에서, 빚을 내 집을 산 가구의 상환 능력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다시 오를 경우 주택담보대출 연체 증가세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향후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취약 차주와 집단대출 부실을 얼마나 관리할 수 있을지가 가계부채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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