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3일 목요일 17:23
''대출 문 다시 열린다''…이주비·잔금대출 숨통, 비거주 1주택자는 전세대출 차단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 1.5%→3% 상향…실수요자 풀고 갭투자 규제는 강화

은행권의 가계대출 문턱이 일부 낮아진다.
금융위원회는 13일 금융권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기존 1.5%에서 3%로 상향 조정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신축 아파트 잔금대출이나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이주비대출까지 막히는 사례가 이어지자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여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금융권이 공급할 수 있는 가계대출 한도도 크게 늘어난다.
5대 시중은행이 올해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 잔액은 기존 4조3363억원에서 8조6726억원으로 확대된다. 약 두 배 수준이다.
7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3821억원으로 기존 관리 한도를 이미 약 2조원 넘어선 상태였다.
총량 기준이 조정되면서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 여력을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규 아파트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나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조합원들의 대출이 막히는 상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부동산 투자 목적의 대출 규제는 오히려 강화된다.
금융위는 내년 1월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신규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미 전세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기존 대출 만기 연장도 제한된다. 만기가 돌아오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당국이 정한 '투기 목적'의 핵심 기준은 본인과 배우자 모두 보유 주택에 실제 거주한 이력이 없는 경우다.
부부 가운데 한 명이라도 해당 주택에 거주한 적이 있다면 원칙적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임대차계약 승계 조건으로 매입해 계약 종료 전까지 실거주가 불가능한 경우처럼 불가피한 사정도 예외로 인정될 수 있다.
부모 봉양이나 자녀 교육, 주소 이전 등 개별 사정은 금융회사 여신심사위원회가 판단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의 전세대출 규모를 약 9조3000억원, 6만건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각종 예외 기준을 적용하면 실제 규제 대상은 이보다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낮아진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은 80%, 그 외 지역은 90%인 보증비율을 1주택자에 한해 각각 70%, 80%로 10%포인트씩 낮춘다.
보증비율이 줄어든다고 당장 전세대출 한도가 같은 폭으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보증기관이 책임지는 비중이 낮아지는 만큼 차주의 신용 한도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1억원을 대출받을 때 보증비율이 80%라면 차주의 신용 한도 가운데 2000만원이 사용되지만, 보증비율이 70%로 낮아지면 3000만원이 신용 한도로 잡힌다.
이 경우 추가로 신용대출을 받아 전세보증금을 마련하려는 차주는 대출 가능 금액이 줄거나 추가 대출이 제한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실수요자의 대출 통로는 확보하면서 주택을 보유한 채 다른 주택에 전세로 거주하는 방식의 자금 흐름은 억제하겠다는 '투 트랙' 성격이 강하다.
시장에서는 가계대출 총량 확대가 단기적으로 주택 입주와 정비사업 자금난을 완화할 수 있지만,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이 갭투자와 주택 매수 수요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향후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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