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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7일 일요일 21:33

비트코인 이번 사이클, 폭발적 고점 대신 ‘완만한 상승’ 가능성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벤슨 선 “주요 매수 주체, 개인에서 상장사·현물 ETF 등 기관으로 이동” 펀딩비·MVRV 등 전통적 고점 지표보다 기관 자금 유입 둔화 여부 주목

비트코인 이번 사이클, 폭발적 고점 대신 ‘완만한 상승’ 가능성

비트코인이 과거 강세장처럼 단기간에 급등해 뚜렷한 고점을 형성하기보다 신고가를 점진적으로 경신하는 완만한 상승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암호화폐 인플루언서이자 전 FTX 커뮤니티 파트너인 벤슨 선(Benson Sun)은 이번 비트코인 시장 사이클이 2013년과 2017년의 급등락 구조와 다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강세장에서는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유입과 레버리지 확대가 가격 급등을 이끌었다. 시장이 과열되면 펀딩비와 온체인 가치평가 지표가 극단적인 수준까지 상승했고 이후 대규모 청산과 차익 실현이 이어지면서 비교적 분명한 사이클 고점이 형성됐다.

그러나 2021년 이후 비트코인 시장의 투자자 구성이 달라지면서 과거의 흐름이 그대로 반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벤슨 선은 비트코인의 주요 매수 주체가 개인투자자에서 상장사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기업 및 기관투자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관은 일반적으로 단기 가격 상승을 노린 고배율 선물보다 현물이나 현물 ETF를 통해 비트코인에 접근한다.

기업이 재무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거나 자산운용사가 ETF를 통해 투자 자금을 유입하는 방식도 중장기 보유를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금은 개인투자자의 단기 매수세보다 상대적으로 천천히 시장에 들어온다. 따라서 가격 상승 속도는 과거보다 완만해질 수 있지만, 지속 기간은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이 일정 기간 상승한 뒤 조정을 거치고 다시 신고가에 도전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특정 시점에 고점이 집중되기보다 상승 흐름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그동안 무기한 선물의 펀딩비를 주요 과열 지표로 활용해 왔다. 매수 포지션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펀딩비가 상승하고 높은 수준이 지속되면 시장에 레버리지 롱 포지션이 집중됐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과거 비트코인 고점 부근에서는 펀딩비가 급등한 뒤 대규모 청산이 발생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하지만 기관들이 현물을 매수하는 동시에 선물 매도 포지션을 활용하는 델타 뉴트럴 전략을 구사하면 펀딩비만으로 시장 방향을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델타 뉴트럴은 현물과 파생상품에서 서로 반대되는 포지션을 구축해 가격 방향에 따른 위험을 줄이고 가격 차이나 펀딩 수익 등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기관의 현물 매수가 늘더라도 이에 대응하는 선물 매도 포지션이 함께 증가하면 펀딩비가 과거처럼 극단적인 수준까지 오르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가격이 사상 최고가 부근에 도달하더라도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전형적인 과열 신호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인 온체인 고점 판단 지표인 MVRV Z-Score 역시 이번 사이클에서는 이전과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VRV는 비트코인의 시장가치와 투자자의 평균 취득가치를 비교해 시장의 과대평가 또는 과소평가 가능성을 살피는 지표다.

과거 강세장 고점에서는 투자자들의 미실현 이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MVRV Z-Score가 극단적인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기관과 기업의 장기 보유 물량이 증가하고 현물 ETF를 통한 간접 투자가 확대되면 비트코인의 거래 빈도와 보유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시장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장기 보유 물량이 즉시 거래소로 이동하지 않는다면 과거와 동일한 지표 수준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과거 특정 수치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시장 고점이 아직 멀었다고 판단하거나, 반대로 기존 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데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벤슨 선은 이번 사이클의 고점이 개인투자자의 극단적인 낙관이나 파생상품 시장의 과열보다 기관의 추가 자금 유입이 약해지는 시점에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물 ETF의 순유입이 둔화하거나 순유출로 전환되고, 상장기업의 비트코인 매입 속도가 떨어지는 흐름이 나타날 경우 가격 상승을 지지하던 구조적 수요가 약화될 수 있다.

기관투자자가 높은 가격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신규 투자를 줄이거나 보유 자산을 재조정하는 시점도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금리와 달러 가치, 시장 유동성 및 규제 환경 역시 기관의 자금 배분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다.

다만 기관 중심의 수요가 반드시 장기간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ETF 자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으며 기업이 부채나 증자를 통해 비트코인을 매입한 경우 가격 하락과 자금 조달 여건 악화가 동시에 발생할 위험도 있다.

이번 사이클이 과거와 다른 완만한 상승 구조를 보일지는 현물 ETF 자금 흐름과 기업 매입 규모, 장기 보유자의 매도 움직임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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