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3일 목요일 17:25
''혼인신고 안 하는 이유 있었다''…정책대출 문턱 낮췄더니 또 다른 역차별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부부 중 한 명만 소득요건 충족해도 신청 가능…고소득 맞벌이는 오히려 불리할 수도

정부가 신혼부부의 정책대출 소득요건을 대폭 완화한다.
13일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10월부터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 버팀목대출 등 주요 정책대출의 신혼부부 소득 기준이 바뀐다.
핵심은 부부 합산소득 기준만 보던 방식에서 벗어나 부부 중 한 명이 일정 소득 기준을 충족하면 대출 신청이 가능하도록 문을 넓히는 것이다.
현재 신혼부부가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려면 부부 합산 연소득이 8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앞으로는 기존 기준에 더해 부부 중 한 명의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신청할 수 있다.
디딤돌대출은 부부 중 한 명이 연소득 6000만원 이하, 버팀목대출은 5000만원 이하이면 신청할 수 있도록 기준이 완화된다.
정부가 기준을 손보는 이유는 혼인신고 이후 오히려 정책대출 자격을 잃는 '결혼 페널티' 문제 때문이다.
그동안 미혼 상태에서는 각각 정책대출 요건을 충족하던 남녀가 혼인신고를 하면 부부 합산소득 기준이 적용돼 대출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신혼부부 사이에서는 정책대출과 청약 등에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혼인신고를 늦추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부부 전체 소득이 아닌 개인별 소득 기준도 함께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새로운 기준이 또 다른 형평성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남편이 연봉 1억5000만원, 아내가 6000만원을 받는 부부는 합산소득이 2억1000만원에 달하지만 아내가 7000만원 이하 기준을 충족해 보금자리론을 신청할 수 있다.
반면 남편과 아내가 각각 7500만원을 버는 부부는 합산소득이 1억5000만원으로 더 낮지만 두 사람 모두 개인 소득 기준을 초과해 보금자리론 대상에서 빠진다.
결국 가구 전체 소득보다 부부가 소득을 어떻게 나눠 벌고 있느냐에 따라 정책대출 자격이 달라지는 구조다.
특히 대기업이나 금융권 등에 종사하면서 부부가 비슷한 수준의 소득을 올리는 맞벌이 가구가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도 이번 개편으로 정책대출 대상자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아직 정확하게 추산하지 못한 상태다.
정책금융 규모가 이미 상당하다는 점도 변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가계대출 가운데 정책금융 잔액은 337조4869억원으로 약 3년 사이 34조6311억원 증가했다.
소득 문턱은 낮아졌지만 주택가격 기준은 그대로라는 한계도 있다.
일반 보금자리론 대상 주택은 기존과 동일하게 6억원 이하로 유지된다. 금융위가 제시한 지난 6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7억9000만원이다.
정책대출 신청 대상은 넓어졌지만 수도권에서 실제로 보금자리론을 활용해 살 수 있는 주택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정부는 제도 시행 이후 실제 이용 현황과 대출 수요를 살펴 추가적인 보완 필요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s ⓒ BLOCKCHAINSEOU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