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3일 월요일 14:46
“이래도 버티나”…반포 84㎡ 양도세 2억→9억원 뛴다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보유세도 20∼60% 급증…초고가·비거주 1주택 겨냥해 ‘똘똘한 한 채’ 흔들기

정부가 다주택자뿐 아니라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까지 대폭 늘리는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내놓으면서 강남권 주택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종합부동산세율을 높이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줄이면서 고가주택 보유자는 집을 계속 보유해도, 매도해도 큰 세금을 부담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장기간 거주한 1주택자도 초고가 주택을 보유했다면 세 부담 증가를 피하기 어려워졌다.
은퇴자나 소득이 많지 않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살던 집을 떠나는 ‘비자발적 엑소더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서울 주요 고가 아파트의 보유세를 분석한 결과, 내년 공시가격이 올해와 같다고 가정해도 강남권 주요 단지의 보유세가 20∼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 자이 전용면적 84㎡의 내년 보유세는 약 2천257만원으로 올해 1천810만원보다 27% 늘어난다.
같은 조건에서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올해 2천227만원에서 내년 2천815만원으로 약 28% 증가한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도 약 1천500만원에서 1천855만원으로 25%가량 오른다.
1주택자 기본공제는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되지만, 조정대상지역에서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해 60%에서 내년 70%로 올라간다. 과세표준 6억∼12억원 구간부터 적용되는 세율도 인상된다.
내년 공시가격이 주택가격 상승과 현실화율 조정으로 추가 상승하면 세 부담은 더 커진다.
이 경우 반포 자이 전용 84㎡의 보유세는 약 2천764만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는 2천356만원으로 올해보다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보유세 세부담 상한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일 예정이다. 집값이나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은 세금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는 구조다.
2028년부터는 초고가 1주택자의 부담이 한층 커진다.
과세표준 12억원 초과 구간의 종부세율이 현행 3주택자 수준인 2.0∼5.0%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235.31㎡는 공시가격이 오르지 않아도 보유세가 올해 약 7천633만원에서 내년 1억850만원으로 44% 이상 증가한다. 2028년에는 약 1억4천870만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비거주 1주택자는 거주자보다 더 큰 세금 증가를 감수해야 한다.
직장이나 학업, 부모 봉양 등 정부가 인정한 사유 없이 보유 주택을 임대하고 다른 주택에 거주하면 기본공제 금액이 기존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어든다.
반포 자이 전용 84㎡를 보유하고도 실제 거주하지 않는 경우 내년 보유세는 약 2천812만원으로 올해보다 55% 이상 증가한다. 실제 거주할 때보다도 555만원가량 더 많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도 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소폭 줄어들지만, 비거주자는 내년 보유세가 617만원으로 올해보다 53%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다주택자는 더욱 큰 세금 부담을 지게 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를 각각 한 채씩 보유한 2주택자는 올해 합산 보유세가 약 4천487만원이지만 내년에는 8천100만원으로 8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2028년에는 공시가격이 그대로여도 보유세가 1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도 급격히 늘어난다.
정부는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 보유기간 공제를 없애고 거주기간 중심으로 개편한다. 공제 한도도 2028년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으로 축소한다.
이에 따라 장기간 보유하고 거주한 1주택자라도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을 매도하면 공제 축소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를 10년 전 16억원에 매입해 10년 동안 거주한 뒤 56억원에 매도하는 사례를 보면 세 부담 변화가 뚜렷하다.
내년까지 매도하면 1주택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아 양도세가 약 2억4천185만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같은 가격에 2028년 매도하면 양도세는 약 4억4천985만원으로 86% 증가한다. 2029년에 매도하면 약 9억4천500만원으로 늘어나 내년 대비 약 4배 수준이 된다.
양도차익은 약 39억원으로 동일하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가 줄어들면서 세금만 급증하는 것이다.
반면 공시가격 20억원 미만의 일부 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 확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공시가격이 동결될 경우 보유세가 올해 416만원에서 내년 411만원으로 소폭 감소한다.
영등포구 당산동 래미안4차와 강동구 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 전용 84㎡도 기본공제 확대에 따라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보유세가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가 이번 세제개편을 통해 강남권에 집중된 ‘똘똘한 한 채’ 선호를 약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지역별 양극화가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남권에서는 보유세와 양도세 부담을 피하려는 매물이 늘어날 수 있지만, 세 부담이 줄어드는 마포·성동·영등포 등 한강벨트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초고가 주택 보유자들이 매도와 보유 사이에서 고민하는 가운데 개편안 시행 전 절세 매물이 시장에 쏟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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