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8일 화요일 22:00
“집 한 채 세금이 1천800만원”…강남 고가주택 보유세 역대 최대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반포자이 84㎡ 보유세 40% 급증…세율·공정시장가액비율·공시가격 현실화율 추가 인상 가능성

정부가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인상을 검토하는 가운데 강남권과 용산구 일부 고가 아파트의 올해 보유세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값 상승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종합부동산세 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공시가격 현실화율까지 함께 높아질 경우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강남 3구와 용산구의 공시가격 30억원 초과 아파트 9개 주택형을 대상으로 보유세를 추산한 결과, 5개 주택형의 올해 세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 1주택자의 올해 예상 보유세는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를 적용하지 않을 경우 1천810만원이다.
지난해 1천274만원보다 40% 이상 늘었으며, 보유세 부담이 가장 컸던 2021년의 1천653만원도 넘어섰다.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69%로 2021년의 78.3%보다 낮다.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2021년 95%에서 현재 60%로 떨어졌지만, 집값 상승으로 공시가격 자체가 크게 오르면서 보유세가 사상 최대 수준까지 높아졌다.
반포자이 전용 84㎡의 올해 공시가격은 34억9천100만원으로 2021년의 22억4천500만원보다 55.5% 상승했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7㎡의 올해 보유세는 2천227만원, 전용 112.96㎡는 3천816만원으로 추산됐다. .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93㎡는 1천905만원,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6㎡는 1천258만원,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235.3㎡는 7천633만원으로 각각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우병탁 전문위원은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동결했는데도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으로 공시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오른 곳이 많다”며 “공정시장가액비율이 60%로 낮은 상황에서도 보유세가 최고치를 찍은 단지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3일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에서는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실효세율을 선진국 수준인 1%까지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시세 50억원짜리 주택에 연간 5천만원의 보유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 방안이 현실화하면 강남권 전용 84㎡ 아파트의 보유세가 현재보다 2∼3배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초고가 주택의 구체적인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공시가격 30억원이 유력한 기준으로 거론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 30억원 이상 공동주택은 5만869가구로 전체 공동주택 1천585만1천336가구의 0.32%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99.3%인 5만519가구가 서울에 몰려 있다.
현재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평균 69%인 점을 고려하면 시세 약 43억원 이상 주택이 초고가 주택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강남·서초구 전용 84㎡ 이상 아파트와 용산구 한남동 고가 단지, 송파구 대형 아파트, 성수동 초대형 주상복합 등이 주요 대상이다.
정부가 검토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종부세 과세표준 구간을 새로 만들어 초고가 주택에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 꼽힌다.
현재 공시가격 30억원인 1주택자는 기본공제 12억원과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적용하면 종부세 과세표준이 10억8천만원이 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높이면 과세표준은 14억4천만원으로 증가한다.
정부가 현행 종부세 과세표준 12억원 초과∼25억원 구간을 세분화하고 14억∼15억원 초과 구간부터 세율을 높이면 초고가 주택의 종부세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별도의 세율 구간을 만들지 않고 주택 가격에 따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90%까지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시행령 개정으로 조정할 수 있어 법률 개정보다 추진이 상대적으로 쉽다.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재 12억원에서 13억∼15억원으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초고가 주택에도 같은 공제 혜택을 적용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 축소 가능성도 변수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이나 실제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공제 혜택을 줄일 경우 해당 기준을 넘는 순간 체감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문턱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현재 150%인 보유세 세 부담 상한도 인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강남권 주요 아파트 가운데 상당수가 올해 이미 세 부담 상한까지 세액이 늘어난 만큼 증세 효과를 높이려면 상한을 200∼300%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도 향후 보유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다.
정부는 5년 단위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10∼11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현재 69%에서 80%로 높아지면 시세 37억5천만원 이상 주택도 공시가격 30억원을 넘게 된다.
이 경우 초고가 주택 범위가 강남권을 넘어 마포·성동·광진구 등 한강벨트 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초고가 주택 기준과 세율 구조가 확정되면 주택 수요가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남권 진입을 고민하던 실수요자가 초고가 주택 기준을 피할 수 있는 한강변 중고가 아파트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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