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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0일 목요일 23:17

“세탁기 팔려고 진짜 걸그룹 만들었다”…LG전자, 결국 음원 차트 1위까지

이윤호 기자bklove3474@naver.com

LG전자 AI 워시콤보 마케팅 위해 실제 인물 5명으로 ‘AI-DOL’ 결성…신곡 ‘I WASH’ 인스타 인기 상승 오디오 1위·안무 영상 릴스 4위

“세탁기 팔려고 진짜 걸그룹 만들었다”…LG전자, 결국 음원 차트 1위까지

진짜 신인 걸그룹인 줄 알았다

처음 공개된 모습만 보면 가전제품 광고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흰색 의상을 맞춰 입은 다섯 명의 멤버.
깔끔한 배경과 멤버별 콘셉트 포토, 데뷔 티저와 퍼포먼스까지 전형적인 K팝 신인 걸그룹의 등장 방식이었다.
실제로 멤버들은 단순한 광고모델처럼 제품 옆에서 포즈만 취하지 않았다.
직접 노래하고 춤을 추면서 하나의 아이돌 그룹처럼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신곡 ‘I WASH’까지 공개했고, SNS에서 노래와 안무가 확산되면서 인스타그램 인기 상승 오디오 1위, 안무 영상은 릴스 인기 순위 상위권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이들의 정체는 일반적인 걸그룹과 완전히 달랐다.
소속사가 알고 보니 LG전자
프로젝트의 목적은 LG 트롬 AI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홍보하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세탁건조기를 알리기 위해 걸그룹 하나를 만든 셈이다.
그런데 LG전자는 단순히 유명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섭외하는 기존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다.
제품 자체를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다섯 명의 멤버에게 각각 AI 워시콤보의 핵심 기능을 하나씩 부여했다.
리더 → 올인원 대용량
둘째 → AI 타임센싱
셋째 → AI 세탁·건조
넷째 → 미니멀 플랫 디자인
막내 → 미니워시
결국 소비자가 다섯 명 가운데 자신의 ‘최애 멤버’를 고르는 과정 자체가 제품의 핵심 기능 하나를 선택하는 구조다.
최애 멤버를 고르면 세탁기 기능이 따라온다
기존 가전제품 광고라면 이렇게 설명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용량 세탁이 가능합니다.”
“AI가 세탁 시간을 감지합니다.”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LG전자는 전혀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기능을 설명하지 않고 기능 자체를 사람으로 만들었다.
소비자는 멤버의 성격과 캐릭터를 기억하면서 자연스럽게 해당 멤버가 상징하는 세탁기의 기능까지 접하게 된다.
딱딱한 가전제품 스펙을 K팝의 ‘멤버 세계관’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그룹 이름에도 세탁기가 숨어 있었다
그룹과 프로젝트의 설정에도 제품이 숨어 있다.
AI를 활용한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를 주면서 동시에 LG전자의 AI 워시콤보와 연결되는 방식이다.
음원 제목 역시 ‘I WASH’다.
제목부터 세탁을 의미하는 ‘WASH’를 그대로 사용했다.
처음에는 그냥 신인 그룹의 노래처럼 보이지만 정체를 알고 다시 보면 그룹의 이름부터 멤버 설정, 음악까지 모든 요소가 세탁기를 중심으로 설계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광고가 실제로 터졌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단순히 “LG전자가 특이한 광고를 만들었다”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음원과 안무 자체가 SNS에서 반응을 얻었다.
‘I WASH’는 인스타그램 인기 상승 오디오 1위를 기록했고, 안무 영상 역시 릴스 인기 순위 상위권에 진입했다.
인플루언서와 이용자들이 음악과 안무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확산됐다.
광고비를 들여 사람들에게 세탁기 영상을 강제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노래를 사용하고 영상을 만들도록 유도한 것이다.
사실 LG가 ‘사람’을 만든 건 처음이 아니다
LG전자의 이런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LG전자는 김래아(Reah Keem)라는 가상인간을 선보였다.
김래아는 당시 23세 뮤지션이라는 설정으로 만들어진 가상 캐릭터였다.
단순히 SNS에서 활동하는 가상 인플루언서 수준에서 끝나지 않았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무대에 등장해 LG전자의 제품과 기술을 직접 소개하는 발표까지 진행했다.
당시에는 컴퓨터로 사람을 만들어 제품을 설명하게 했다면, 이번에는 실제 사람들을 모아 제품의 기능 자체를 아이돌 캐릭터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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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LG전자가 걸그룹을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광고의 구조를 완전히 뒤집었다는 점이다.
기존 가전제품 광고에서는 제품이 주인공이고 연예인이 제품을 설명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다.
사람이 콘텐츠의 주인공이고 제품은 세계관 속에 숨어 있다.
소비자는 처음부터 세탁기 광고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멤버를 보고,
노래를 듣고,
안무를 보고,
자신의 최애 멤버를 고른다.
그러다 마지막에야 알게 된다.
“잠깐, 이거 LG 세탁기 광고였어?”
그리고 그 순간 이미 대용량, AI 타임센싱, 세탁·건조, 플랫 디자인, 미니워시 같은 제품의 핵심 기능을 한 번씩 접한 상태다.
2021년 LG전자가 김래아라는 ‘가상의 인간’을 만들었다면,
2026년에는 실제 사람 5명을 이용해 ‘가전제품을 인간화’했다.
세탁기를 팔기 위해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섭외한 게 아니다.
아예 세탁기를 걸그룹으로 데뷔시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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