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6일 목요일 15:47
“집 한 채 있는데 왜 세금 더 내나”…여론 들끓자 정부, 비거주 1주택 보호 확대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취학·직장·해외 체류·부모 봉양 등 실거주로 폭넓게 인정…세입자 낀 주택의 실거주 유예도 손질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자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 마련에 나섰다.
실제로 거주하지 않더라도 취학이나 직장 문제, 해외 체류, 질병,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거주용 1주택자로 폭넓게 인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6일 청와대 유튜브에 출연해 “이번 세제 개편의 목표는 거주 중심의 주택시장 정착과 과세 형평 제고”라며 “거주용 1주택자는 최대한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근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실수요자까지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집을 한 채만 보유하고 있어도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주택자에 가까운 세 부담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것이다.
특히 직장이나 자녀 교육, 가족 돌봄 등의 이유로 본인 소유 주택에 살지 못하는 경우까지 투기 수요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정부는 ‘부득이한 비거주’의 범위를 넓혀 실거주자로 인정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차관은 “지금은 살지 못하지만 거주를 위해 마련한 집이라면 거주로 인정할 것”이라며 취학과 전학, 직장, 해외 체류, 질병, 부모 봉양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이어 정해진 사례 외에도 납세자마다 다양한 사정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불가피한 사유를 최대한 폭넓게 인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의 매매를 막는 실거주 의무도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주택을 매입한 사람이 일정 기간 직접 거주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세입자의 임대차 계약이 남아 있으면 매수자가 곧바로 입주하기 어려워 거래가 사실상 막힐 수 있다.
정부는 이런 매물 잠김 현상을 줄이기 위해 세입자가 있는 주택에 대한 실거주 의무 유예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차관은 “추가적인 실거주 유예 확대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당 내부에서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를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 지역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 대응 간담회를 열고 세제 개편이 주택시장과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김영배 의원은 “1가구 1주택자의 비거주 문제에 대한 지적이 많다”며 관련 제도의 영향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오기형 의원도 실거주 간주 요건을 유연하게 적용하거나 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이 잇따라 진화에 나선 것은 세제 개편이 실수요자의 부담 증가와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이 급격히 늘면 집주인이 세금을 임대료에 반영하거나 주택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전월세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특히 서울처럼 직장과 교육 문제로 자가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지역에서는 규제의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향후 실거주 인정 사유와 유예 기간, 적용 대상 등을 구체화해 추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예외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질 경우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이라는 정책 취지가 약해질 수 있어 실수요 보호와 투기 차단 사이의 기준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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