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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8일 화요일 01:58

브라질 대형 은행들 암호화폐 서비스 확대…고객 수요 제도권으로 흡수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이타우 15종·누뱅크 28종 지원…방코두브라질도 BTC·ETH 거래 개시 2025년 거래 규모 987억달러로 사상 최대…은행 자기자본 투자는 ‘제로’

브라질 대형 은행들 암호화폐 서비스 확대…고객 수요 제도권으로 흡수

브라질 대형 은행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잇달아 확대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를 전문 거래소에 맡겼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은행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주식·펀드와 디지털자산을 함께 거래하는 구조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디크립트와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브라질 최대 민간은행 가운데 하나인 이타우 우니방코(Itaú Unibanco)는 현재 자체 투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15종의 암호화폐를 제공하고 있다.

지원 자산에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 등이 포함됐다.

이타우는 고객이 별도의 암호화폐 거래소 계정을 만들지 않고 기존 투자계좌에서 디지털자산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성했다.

브라질 최대 핀테크 기업 누뱅크(Nubank)는 이보다 많은 28종의 암호화폐를 취급하고 있다. 누뱅크의 암호화폐 서비스 이용자는 7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의 대표적인 국영 상업은행인 방코두브라질(Banco do Brasil)도 지난 1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직접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 출시 이후 처리된 암호화폐 거래액은 1100만헤알을 넘어섰다. 달러로 환산하면 약 210만달러 규모다.

전체 브라질 암호화폐 시장과 비교하면 아직 작은 규모지만 국영 은행이 개인 고객에게 암호화폐 매매 통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서비스 초기에는 시장 반응과 운영 안정성을 확인한 뒤 취급 자산을 확대하는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브라데스쿠와 산탄데르 브라질 등 주요 금융회사들이 암호화폐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토큰화 자산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브라질에서 신고된 암호화폐 거래 규모는 5055억헤알을 기록했다. 약 987억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는 2024년보다 약 22% 증가한 수치이며, 2020년 기록한 949억헤알과 비교하면 약 433% 늘어난 규모다. 5년 동안 시장이 5.3배가량 확대된 셈이다.

브라질은 높은 디지털 금융 이용률과 자국 통화 변동성, 해외송금 수요를 바탕으로 중남미의 주요 암호화폐 시장으로 성장했다. 중앙은행이 구축한 실시간 지급결제망 픽스(Pix)의 대중화도 모바일 기반 금융서비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췄다.

특히 달러 가치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은 투자뿐 아니라 자산가치 보존과 국제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머물지 않고 USDC 등 스테이블코인까지 취급 범위를 넓히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 2022년 암호화폐 기본법을 제정하고 중앙은행에 가상자산 서비스사업자 감독 권한을 부여했다.

이후 사업자 인가와 자금세탁 방지, 고객자산 분리, 최소 자본 등 세부 규제가 단계적으로 정비되고 있다.

규제 기준이 구체화하면서 기존 은행이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할 때 발생하던 법적 불확실성도 줄어들고 있다.

고객확인과 이상거래 감시 체계를 이미 갖춘 은행들은 규제 준수를 경쟁력으로 내세워 전문 거래소와 경쟁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평소 사용하는 은행 앱에서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은 접근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은행들은 기존 고객기반을 활용해 별도의 대규모 가입자 모집 없이 암호화폐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

은행들의 서비스 확대를 금융기관이 자체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대규모 매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지난 3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지 은행들의 재무제표에 자기자산으로 분류된 가상자산 보유액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고객 주문을 중개하거나 고객 소유의 암호화폐를 수탁하는 것과 은행 자기자본으로 암호화폐 가격 상승에 투자하는 것은 서로 다르다. 고객 자산은 은행의 고유재산과 분리해 관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브라질 은행들은 암호화폐에서 거래 수수료와 수탁 수익을 확보하면서도 가격 변동에 따른 직접적인 재무 위험은 피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비트코인을 재무자산으로 매입한 일부 상장기업과도 차이가 있다. 브라질에서는 핀테크 기업 멜리우즈가 비트코인을 자체 재무자산으로 편입했지만, 주요 상업은행들은 아직 이 같은 전략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의 진출은 브라질 암호화폐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문 거래소는 다양한 자산과 고급 거래 기능, 외부 지갑 출금 서비스를 강점으로 갖는다. 은행은 신뢰도와 기존 계좌 연동, 규제 준수 및 간편한 세금자료 제공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다만 모든 은행 서비스가 암호화폐의 외부 출금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상품은 은행 앱 내부에서 가격에 투자하는 방식에 머물 수 있어 이용자는 실제 코인을 개인 지갑으로 전송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거래 수수료와 매수·매도 가격 차이, 수탁 방식, 해킹 발생 시 책임 범위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은행이 판매한다는 사실만으로 예금자보호가 적용되거나 원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 은행들의 암호화폐 서비스 확대는 디지털자산이 별도의 투기 시장에서 기존 금융상품군의 하나로 편입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향후 규제 시행과 고객 수요에 따라 취급 자산과 결제·송금 서비스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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