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3일 목요일 06:43
“일본 여행 더 싸지나”…원·엔 환율 900원 붕괴, 1년 8개월 만에 최저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한국 성장률 호조에 원화 강세…BOJ 금리 인상에도 엔화 약세 지속
![[사진=연합뉴스]](https://api.blockchainseoul.kr/uploads/1784788713976-388006876.webp)
원화는 강세를 보이고 엔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원·엔 재정환율이 1년 8개월 만에 900원 아래로 떨어졌다.
23일 오후 2시 48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9.32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898.51원까지 내려가며 2024년 11월 2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원·엔 환율이 900원 선 아래로 내려간 것도 당시 이후 처음이다.
원·엔 재정환율은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을 토대로 계산된다. 원화가 강해지거나 엔화가 약해질수록 환율은 하락한다.
이날 원화는 한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반면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원·엔 환율의 하락 폭을 키웠다.
엔·달러 환율은 현재 달러당 163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달러당 163엔을 넘어서며 1986년 12월 이후 약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약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 안팎으로 인상했다.
그러나 미국 기준금리가 연 3.50∼3.75%에 머물고 있어 양국 간 금리 격차는 여전히 크다.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도 시장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 매수세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금리가 낮은 국가의 통화는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투자자들이 엔화를 팔고 금리가 높은 달러 자산으로 이동하면서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가 확장적 재정 운용 방침을 내놓은 점도 엔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1일 발표한 ‘경제재정 운영·개혁 기본 방침’에서 경기 부양과 재정 지출 확대에 무게를 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물가 상승과 국채 발행 확대 우려를 키우면서 엔화 가치를 추가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전날 환율 움직임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적절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의 구두 개입만으로 엔화 약세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원·엔 환율 하락은 일본 여행이나 일본 상품을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같은 원화로 이전보다 더 많은 엔화를 환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시장과 경쟁하는 국내 수출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엔화 약세가 장기화하면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자동차와 철강, 기계 등 주요 산업에서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원·엔 환율의 방향이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속도와 미국 통화정책, 한국 경제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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