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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6일 일요일 21:24

“AI는 기술주만의 잔치 아니다”…S&P500 산업재 몸값, 기술주 수준으로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데이터센터·전력망·방산·우주 투자 확대…산업재 ETF에 올해 230억달러 유입

“AI는 기술주만의 잔치 아니다”…S&P500 산업재 몸값, 기술주 수준으로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넘어 전력설비와 건설장비, 방산 등 전통 산업재 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면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망과 변전소, 발전설비, 냉각장치, 통신망, 건설장비가 함께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대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면서 미국 산업재 업종의 기업가치가 기술주와 비슷한 수준까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CNBC에 따르면 S&P500 산업재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30배를 넘어섰다.

산업재 업종의 장기 평균인 약 20배를 크게 웃돌 뿐 아니라 시장에서 고평가 업종으로 분류되는 기술주와 비슷한 수준이다.

신시아 머피 베타파이 리서치 책임자는 “산업재 ETF의 기업가치는 S&P500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기술주만큼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재 기업의 몸값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은 AI 데이터센터 투자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해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구축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알파벳은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기존 1천800억~1천900억달러에서 1천950억~2천50억달러로 높였다.

AI 서비스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면서 데이터센터와 서버, 네트워크 장비에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액이 약 8조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부분의 자금은 데이터센터 건물과 전력설비, 서버 등 정보기술 장비 구축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기술산업에서 시작됐지만 실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는 산업재 기업의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머피 책임자는 “AI는 기술주 투자이지만 인프라가 없으면 아무것도 이뤄질 수 없다”며 “AI를 뒷받침하는 기반시설을 건설해야 한다는 점이 산업재 업종의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내 신규 데이터센터 상당수는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교외나 농촌 지역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들 지역의 기존 전력망이 대형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 데이터센터는 해당 지역의 기존 전력 사용량보다 최대 20배 많은 전력을 요구할 수 있어 변전소와 송전망, 발전설비 확충이 불가피하다.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고속 광통신망과 배터리, 비상발전기, 건설기계, 전력관리 소프트웨어 등도 필요하다.

이에 따라 산업재 ETF인 ‘인더스트리얼 셀렉트 섹터 SPDR’의 주요 구성 업종인 기계와 전기장비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ETF에서 기계 업종의 비중은 20.89%, 전기장비 업종은 14.16%다.

ETF 최대 보유 종목인 캐터필러와 세 번째로 비중이 큰 GE버노바는 올해 들어 각각 50% 넘게 상승했다.

캐터필러 주가는 2년 전과 비교하면 약 160% 올랐다.

GE버노바는 AI 데이터센터 전력설비 관련 수주 증가의 수혜를 받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수주 잔액은 1천760억달러에 달했다.

에머슨일렉트릭과 허벨 등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전력·산업장비 기업에도 AI 인프라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산업재 업종의 상승세는 AI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글로벌 군비 지출 확대와 우주산업 성장 기대도 산업재 주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이 국방비를 늘리면서 록히드마틴과 RTX 등 방산업체의 실적과 주가가 개선되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최근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하루 만에 10% 넘게 상승했다.

록히드마틴과 RTX 주가는 최근 1년간 각각 약 35% 올랐다.

항공우주·방산 기업은 산업재 ETF XLI에서 약 25%의 비중을 차지한다.

우주산업 관련 기업도 민간 우주개발 확대와 정부 지출 증가 기대를 바탕으로 주목받았다.

다만 단기간 급등했던 우주 테마주는 최근 조정을 받고 있다. 우주산업 ETF인 NASA는 최근 한 달 동안 약 20% 하락했다.

산업재 ETF로의 자금 유입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미국에 상장된 60개 이상의 산업재 ETF에는 약 230억달러가 순유입됐다.

대표 산업재 ETF인 XLI에는 36억달러가 들어왔고, 아이셰어즈 디펜스 인더스트리얼 액티브 ETF에는 44억달러가 유입됐다.

글로벌X 디펜스 테크 ETF는 26억달러, 퍼스트트러스트 미국 산업 르네상스 ETF는 25억달러, 테마 스페이스 이노베이터 ETF는 20억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다.

산업재 ETF 자금의 상당 부분이 단순 지수 추종형뿐 아니라 방산과 우주, 미국 제조업 부활 등 특정 테마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JP모건의 존 마이어 ETF 전략가는 “디지털 환경이 확대될수록 보안과 회복탄력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방산과 AI 인프라 투자가 서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항공산업도 산업재 업종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XLI 주요 종목에는 보잉과 델타항공 등이 포함돼 있다.

델타항공은 고유가에 따른 비용 부담에도 강한 여행 수요가 이어지면서 최근 1년간 주가가 약 45% 상승했다.

다만 산업재 업종의 높은 기업가치에는 부담도 존재한다.

현재 주가는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방산 투자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

실제 투자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거나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 주민 반발, 전기요금 상승 논란이 커질 경우 산업재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수혜가 반도체 기업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전력과 건설, 기계, 방산 등 실물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 시대의 핵심 경쟁이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개발에서 전력과 데이터센터를 실제로 건설하는 단계로 이동하면서 산업재 업종이 새로운 성장주로 평가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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