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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7일 일요일 03:34

카자흐스탄, 유전 잉여가스로 암호화폐 채굴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채굴업체, 유전 인근에 독립형 발전소 설치…국가 전력망 부담 완화 기대 불태우던 수반가스 수익화해 채굴산업 재유치…세부 법적 기준은 마련 중

카자흐스탄, 유전 잉여가스로 암호화폐 채굴

카자흐스탄이 유전에서 발생하는 잉여가스를 암호화폐 채굴용 전력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에너지 활용 모델을 추진한다.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정부는 암호화폐 채굴업체가 유전과 가스전 인근에 독립형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수반가스를 이용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수반가스는 원유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함께 발생하는 가스다. 저장이나 운송, 판매가 어려운 유전에서는 별도의 활용처를 찾지 못해 현장에서 태워 없애는 경우가 많다.

이번 사업은 기존에 소각하던 가스를 발전 연료로 활용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채굴업체는 국가 전력망을 통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유전 운영사는 버려지던 가스를 판매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카자흐스탄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재 약 40~60개 유전에서 수반가스가 소각되고 있다. 2024년 소각된 수반가스는 약 3억~3억4000만㎥로 추산됐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지난 7월 국가 공급에 필요하지 않은 잉여 수반가스를 독립형 발전에 이용하고, 생산된 전력을 암호화폐 채굴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조치에 서명했다.

이후 정부는 채굴업체가 유·가스전에서 자율형 발전소를 운영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구체화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중국이 암호화폐 채굴을 강하게 제한한 2021년 이후 낮은 전기요금을 앞세워 세계적인 채굴 거점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채굴장 유입으로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발전소 장애와 지역별 순환 정전이 발생했고 정부는 채굴업체의 전력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실제로 카자흐스탄의 전력 소비 증가율은 과거 연간 1~2% 수준에서 2021년 8%까지 상승했다. 당시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대규모 암호화폐 채굴이 지목됐다.

최근 카자흐스탄 정부는 불법·미등록 채굴을 규제하는 동시에 합법적인 사업자를 에너지 산업 안으로 편입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전력망과 분리된 자체 발전 방식은 전력 부족 문제를 반복하지 않으면서 채굴산업을 다시 유치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환경적 효과도 기대된다. 수반가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고 기존에 버려지던 에너지를 산업 생산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가스를 연소해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탄소가 배출되는 만큼 발전 효율과 배출량 관리가 정책 효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현재 카자흐스탄 에너지부와 인공지능·디지털개발부는 사업자 인가와 전력 생산·판매 기준, 가스 공급 계약 등을 포함한 세부 제도 마련을 협의하고 있다.

향후 제도가 정착되면 유전 지역의 잉여 에너지와 암호화폐 채굴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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