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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30일 금요일 08:29

삼성전자 107조 벌고도 하락…주주환원 실망감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가 4% 급락

삼성전자 107조 벌고도 하락…주주환원 실망감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섰지만 추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실적과 주가가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13% 하락한 2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확정 발표한 당일에도 매도세가 이어지며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95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이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20%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4개 분기 연속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경신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사업 호조에 힘입어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고대역폭메모리(HBM4) 판매 확대와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메모리 공급 부족이 반도체 가격 상승을 이끌면서 삼성전자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와 달랐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실적 개선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점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앞서 발표한 잠정 실적에서 100조원대 영업이익을 예고했다. 확정 실적 발표 자체가 새로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투자자 관심도 현재 실적보다 향후 이익 성장 지속성과 주주환원 확대 여부로 이동한 상황이다.

특히 추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총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이미 집행하거나 확정한 35조원을 제외한 잔여 재원은 55조~75조원 수준이다.

회사는 남은 재원을 현금배당과 상당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최종 규모는 2027년 1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시장은 대규모 이익 증가에 걸맞은 추가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계획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구체화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세부안 발표가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단기 투자 매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앞서 약 1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마쳤다. 기존 매입 프로그램 종료 이후 추가 주주환원 정책이 확정되기까지 공백이 발생한 점도 수급 측면에서 부담으로 지목된다.

미국발 AI 투자 수익성 우려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AI 인프라 투자 비용이 급증하면서 투자 규모에 비해 충분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서버용 메모리와 HBM 수요 증가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둔화할 경우 메모리 수요 증가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현재 반도체 업황 자체는 견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AI 인프라 구축 경쟁과 개인용 AI 서비스 확산에 따라 2027년에도 메모리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028년까지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회사는 올해 연간 시설투자 규모를 84조4000억원으로 계획했다. 이 가운데 DS 부문에 76조8000억원을 투입해 AI 메모리 생산능력과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주가 전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메모리 공급 부족 장기화와 실적 성장 가능성을 근거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63만원에서 69만원으로 높였다.

반면 BNK투자증권은 AI 인프라 투자 증가율 둔화와 현금흐름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목표주가 27만원과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했다.

같은 기업을 두고도 향후 실적과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크게 엇갈리는 셈이다.

외국인 수급 역시 주가 회복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최근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에도 주가 상승 동력이 약해진 상황이다.

향후 삼성전자 주가 반등 여부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 지속, HBM 공급 확대, 미국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 계획, 추가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내년 1월 공개될 구체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와 배당 정책이 투자심리 회복의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역대 최대 실적이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반도체 업황의 성장 지속성과 기업이 확보한 이익을 주주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환원할 수 있는지가 향후 주가 방향을 결정할 핵심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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