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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30일 금요일 08:32

산업생산 15년 만에 최대 증가…경기 살아나나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생산 3.0%·소비 3.6%·투자 5.3% 증가

산업생산 15년 만에 최대 증가…경기 살아나나

국내 생산·소비·투자가 3개월 만에 동반 증가하며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이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산업생산은 15년 6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분기 기준 소비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 회복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생산지수는 122.7로 전월 대비 3.0% 증가했다. 2011년 3월 3.4% 증가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산업생산은 지난 6월 2.6% 증가한 뒤 7월 0.1%로 증가 폭이 줄었고, 8월에는 1.2% 감소했다. 그러나 9월 들어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이 회복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생산 반등의 중심에는 제조업이 있었다.

9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9.0% 증가했다. 제조업 생산도 9.9% 늘며 2009년 2월 이후 17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은 19.2% 증가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생산 증가를 뒷받침했다.

자동차 생산은 39.9% 급증했다. 지난 8월 일부 완성차 업체의 파업과 여름휴가 등으로 생산이 감소했던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파업 종료 이후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서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6.8%로 전월 대비 5.6%포인트 상승했다. 공장 가동 확대와 생산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제조업 회복세가 뚜렷해졌다.

소비 지표도 개선됐다.

상품 소비 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3.6% 증가했다. 지난 7월과 8월 연속 감소한 뒤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증가 폭은 2023년 2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품목별로는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4.4% 늘었다. 음식료품과 화장품 등 비내구재는 4.2%, 의복 등 준내구재는 0.6% 증가했다.

특히 승용차 판매 회복이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

승용차 소매판매는 8월 13.3% 감소했지만 9월에는 18.3% 증가했다. 신차 출시 효과와 전월 판매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음식료품 판매 역시 명절 수요와 대형 유통업체 할인행사 영향으로 확대됐다.

서비스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도소매업과 운수·창고업이 각각 3.5%, 3.6% 늘며 서비스업 회복을 뒷받침했다.

기업 설비투자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9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3% 증가했다. 8월 9.7% 감소에서 한 달 만에 반등한 수치다.

전기기기와 장치 등 기계류 투자는 4.7%, 운송장비 투자는 7.4%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생산설비 투자 확대가 전체 설비투자 개선에 기여했다.

건설 지표도 일부 회복됐다.

실제 건설 공사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월 대비 5.8% 증가했다. 건축 부문은 5.1%, 토목 부문은 7.4% 늘었다.

향후 건설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건설수주액은 전년 동월 대비 49.8% 증가했다. 공장·창고 등 건축 수주와 철도·궤도 등 토목 수주가 모두 확대됐다.

그러나 이번 지표 개선만으로 국내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0.4% 감소했다. 단기 반등에도 소비 수준이 전년보다 낮았다는 의미다.

분기 기준 소비 흐름도 부진했다.

3분기 소매판매는 전 분기 대비 1.0% 감소했다. 2분기 1.8% 감소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반면 3분기 전산업생산은 전 분기 대비 1.9%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6.3% 늘었다.

생산과 투자는 개선됐지만 소비 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반도체와 자동차 중심의 산업 회복이 가계 소비 전반으로 확산됐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경기 판단 지표도 엇갈렸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산업생산과 수입액 증가 등이 반영되면서 현재 경기 흐름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향후 경기 방향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1포인트 하락했다.

기계류 내수출하와 건설수주 등 일부 지표가 개선됐지만 코스피와 장단기금리차 등 금융시장 관련 지표가 하락한 영향이다.

현재 경제활동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앞으로의 성장 흐름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특히 9월 생산 증가에는 자동차 파업 종료와 여름휴가 이후 공장 가동 정상화 등 일시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소비 역시 신차 출시와 명절 수요, 할인행사 등에 힘입어 반등한 만큼 증가세가 다음 달에도 이어지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향후 경기 회복의 핵심 변수는 반도체 수요 지속성과 내수 개선 여부가 될 전망이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생산 증가가 이어지고 기업 설비투자까지 확대된다면 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생산 증가가 고용과 가계소득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소비 회복에는 한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9월 산업활동 지표는 한국 경제의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본격적인 회복을 확인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향후 생산 증가세 유지 여부와 소비 회복 지속성이 경기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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