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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30일 금요일 08:07

알파벳 12.64% 폭락…시총 670조 증발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AI 투자비 급증에 현금흐름 악화

알파벳 12.64% 폭락…시총 670조 증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가 12% 넘게 폭락하며 미국 증시에 충격을 줬다. 인공지능(AI) 투자 비용 급증과 현금흐름 악화가 투자심리를 흔들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5000억달러(약 670조원)가 증발했다. AI 산업 성장 기대보다 막대한 투자 비용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며 기술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파벳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64% 하락한 283.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대 일일 하락률로, 미국 증시 역사상 두 번째로 큰 단일 기업 시가총액 감소 규모를 기록했다.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3분기 실적과 AI 투자 확대에 따른 현금 소진이다.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은 1276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1282억달러를 밑돌았다. 순이익은 261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2.67달러에 그쳐 시장 예상치 3.02달러를 하회했다.

특히 핵심 수익원인 검색광고 사업의 성장 둔화가 투자자 불안을 키웠다.

구글 검색 매출 증가율은 올해 1분기 19%, 2분기 17%에서 3분기 12%로 낮아졌다. 검색광고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AI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익 창출 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반면 AI 사업 확장을 위한 지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알파벳은 3분기 데이터센터와 서버 등 유형자산 확보에 510억달러 넘게 투입했다. 이에 따라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비용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CF)은 90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손익분기점 수준보다 크게 악화한 결과다. 직전 분기 59억달러 적자에 이어 현금 유출 규모가 확대되면서 AI 투자 부담이 본격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낫 아슈케나지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7년 AI 관련 설비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규모 투자에도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투자자 경계심이 높아졌다.

AI 검색 서비스 확대에 따른 기존 광고 사업의 수익성 저하도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구글은 검색 결과에 AI가 생성한 답변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AI 답변만 확인하고 기존 광고 링크를 클릭하지 않는 현상이 늘어나면 검색광고 수익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검색광고 유료 클릭 증가율은 2분기 13%에서 3분기 8%로 둔화했다. AI 기술 발전이 기존 검색 사업의 수익구조를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적인 투자 위험으로 부각된 셈이다.

다만 AI 관련 사업 전체가 부진한 것은 아니다.

구글 클라우드의 3분기 매출은 307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기업용 AI 서비스와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그러나 클라우드 사업의 높은 성장률도 검색광고 부진과 투자 비용 증가에 대한 시장 우려를 상쇄하지 못했다.

알파벳발 충격은 미국 기술주 전반으로 번졌다.

이날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지수는 1.38% 하락한 2만6184.72에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1.42% 떨어지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마쳤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은 4.98%, AMD는 2.08% 하락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기대가 흔들리면서 관련 기업에도 매도 압력이 집중됐다.

미국 증시에서 시작된 충격은 국내 반도체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30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각각 5%대, 8%대 하락했다. 코스피 역시 장중 5% 넘게 밀리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서버용 메모리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 확대가 국내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상승을 뒷받침해 왔다.

하지만 미국 대형 기술기업의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향후 반도체 수요 증가세도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다만 AI 투자 비용 증가가 곧바로 반도체 수요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데이터센터 구축과 AI 서비스 확대가 이어지는 만큼 실제 투자 축소 여부와 반도체 주문 변화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시장 관심은 앞으로 발표될 미국 빅테크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과 현금흐름 전망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투자 확대가 실질적인 매출과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지, 투자 비용 증가 속도를 수익 창출 능력이 따라잡을 수 있는지가 주요 판단 기준으로 떠올랐다.

AI 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기업가치가 빠르게 높아진 상황에서 투자 수익성에 대한 검증 요구도 강화되고 있다.

결국 이번 알파벳 폭락은 AI 산업 성장 자체보다 성장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과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과 투자 계획에 따라 글로벌 기술주와 국내 반도체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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