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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30일 금요일 08:36

4대 금융 순익 17조 돌파…부실 위험 커지나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역대급 실적에도 자산 건전성 우려

4대 금융 순익 17조 돌파…부실 위험 커지나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까지 17조원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은행 이자이익과 비은행 계열사 수익 증가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증권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이 감소하고 일부 은행의 연체율과 부실채권 비율이 상승하면서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7조101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6% 증가한 규모다. 현재 실적 흐름이 이어진다면 4대 금융의 연간 순이익은 사상 처음 2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금융그룹별 실적에서는 KB금융이 선두를 차지했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조79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5조274억원으로 12.7% 늘며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은 3조6243억원으로 5.6% 증가했다. 반면 우리금융은 2조6581억원으로 4.9% 감소하며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우리금융 실적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에 따른 영향이 반영됐다.

4대 금융의 누적 이자이익은 33조8537억원에 달했다. 비이자이익도 11조303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 확대에 기여했다.

하지만 3분기 실적만 살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1조907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3% 감소했다. 특히 증권업 수수료 수익은 3034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46.6% 줄었다.

증시 활황에 힘입어 증가했던 거래 관련 수수료가 시장 조정과 함께 감소한 영향이다. 증권과 자산운용 등 비은행 사업 비중이 높은 금융그룹일수록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른 실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신한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1조584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2.9% 감소했다. 비이자이익은 7902억원으로 45.5% 급감했다. 증권 수수료 감소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은행 이자이익 증가에 힘입어 분기 순이익 개선세를 유지했다.

하나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1조221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4%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2조6749억원으로 16.2% 늘며 수수료이익 감소를 상쇄했다.

우리금융도 3분기 순이익 1조492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4.4%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2조3760억원으로 1.7% 늘었다.

다만 은행의 안정적인 이자이익 증가에도 자산 건전성 악화 가능성은 부담으로 남았다.

특히 하나은행의 건전성 지표 하락이 두드러졌다.

하나은행의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48%로 전 분기보다 0.13%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도 0.51%로 0.19%포인트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은행 전체 대출 가운데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다. 비율이 높아질수록 향후 대손충당금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

하나은행 연체율은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 상환 부담과 일부 기업대출 부실 위험이 건전성 관리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은행도 연체율이 0.46%로 전 분기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38%로 0.01%포인트 낮아졌다.

KB국민은행은 연체율 0.29%, 고정이하여신 비율 0.30%를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전 분기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각각 0.29%로 하락하면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

은행별 차이는 있지만 금리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질 경우 취약 차주의 상환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체율 상승은 단순한 대출 관리 문제를 넘어 금융그룹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출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면 은행은 예상 손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해야 한다. 충당금 적립 규모가 커질수록 영업이익 증가에도 실제 순이익은 감소할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금리 부담에 민감한 차주의 상환 능력이 향후 건전성 관리의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4대 금융은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확대에 나섰다.

KB금융은 3분기 주당 1167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전년 동기보다 237원 증가한 규모로 총배당액은 4049억원이다.

신한금융은 주당 740원의 현금배당과 4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하나금융은 주당 1165원의 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연간 현금배당 총액을 지난해보다 1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역시 연간 3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주주환원 확대가 지속되려면 안정적인 이익 창출과 충분한 손실흡수력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금융그룹이 높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유지하더라도 연체율 상승으로 충당금 부담이 확대되면 향후 자본 관리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융권의 핵심 과제는 수익성 유지와 건전성 관리 사이의 균형이 될 전망이다.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비이자이익 감소, 대출 연체율 변화,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 등이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꼽힌다.

특히 은행 중심의 이자이익 성장만으로는 안정적인 실적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수익 다변화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모든 금융그룹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개선된 것은 아니다. 연간 순이익 20조원 달성 여부와 함께 실적 성장의 지속 가능성이 향후 금융주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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