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2일 금요일 03:53
“30% 감량 시대 열리나”…릴리 차세대 비만치료제, 임상서 역대급 체중 감소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주 1회 투여 ‘레타트루타이드’, 후기 임상 통과…머스크 시대 헬스케어 대장주 경쟁도 격화

미국 제약사 Eli Lilly가 개발 중인 차세대 비만치료제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가 대규모 후기 임상시험에서 의미 있는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기존 GLP-1 계열 치료제를 뛰어넘는 수준의 결과가 나오면서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CNBC에 따르면 릴리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에서 레타트루타이드 최고 용량 투여군이 80주 동안 평균 체중의 28.3%(약 70.3파운드)를 감량했다고 밝혔다. 위약군 체중 감소율은 2.2% 수준이었다.
이번 임상에는 약 2500명의 환자가 참여했으며, 참가자의 약 45%는 체중의 30% 이상을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BMI(체질량지수) 35 이상 고도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장 연구에서는 평균 30.3% 감량 효과도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과를 사실상 ‘게임체인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와 Novo Nordisk의 ‘위고비(Wegovy)’ 체중 감량 효과가 평균 20~22% 수준으로 알려진 가운데, 레타트루타이드는 이를 크게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레타트루타이드는 기존 GLP-1 계열과 달리 GLP-1, GIP, 글루카곤 등 세 가지 호르몬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른바 ‘트리플 G(Triple-G)’ 구조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 식욕 억제를 넘어 에너지 소비 증가까지 유도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릴리 측은 낮은 용량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시험한 4mg 저용량군 역시 평균 19% 체중 감소 효과를 기록했으며, 부작용으로 인한 중도 중단 비율도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작용 이슈도 존재한다. 최고 용량 투여군에서는 메스꺼움, 설사, 변비 등 위장관계 이상 반응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신경 이상 감각과 요로감염 사례도 보고됐다. 다만 릴리는 심장이나 간 관련 중대한 문제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은 이미 비만 치료제를 차세대 메가 산업으로 보고 있다. 월가에서는 GLP-1 기반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30년대 10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릴리는 현재 미국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노보노디스크와 시장 주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심혈관질환, 지방간, 수면무호흡증, 관절 질환 등 다양한 적응증 확장 가능성까지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자금이 대형 제약·바이오주로 다시 유입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레타트루타이드가 상용화될 경우 비만 치료제 시장 경쟁 구도를 다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와 반도체 중심이던 미국 증시에서 헬스케어·바이오 섹터가 다시 핵심 성장 테마로 부상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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