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2일 금요일 04:00
“美 정부, 양자컴퓨팅에 2조원 베팅”…비트코인 보안 논쟁도 재점화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IBM·글로벌파운드리 등 9개 기업에 투자…암호화 체계 위협할 ‘Q-데이’ 대비 필요성 부상

미국 정부가 양자컴퓨팅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반도체, 희토류, 원전, 철강에 이어 양자 기술까지 전략 산업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면서 첨단기술 주도권 경쟁이 한층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IBM, 글로벌파운드리, D-웨이브 퀀텀, 리게티 컴퓨팅, 인플렉션, 사이퀀텀, 퀀티넘, 아톰컴퓨팅, 디랙 등 9개 양자컴퓨팅 관련 기업에 총 20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추진한다. 미국 정부는 자금 지원의 조건으로 각 기업의 소수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번 지원에서 가장 큰 규모는 IBM 관련 신규 법인에 배정된다. IBM은 뉴욕 올버니에 양자칩 제조시설을 구축하는 별도 법인 ‘앤더론’을 설립할 예정이며, 미국 정부는 이 법인에 10억달러를 지원한다. IBM 측은 정부 지분이 IBM 본사가 아니라 새로 설립되는 독립 법인에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파운드리도 3억7500만달러를 지원받을 예정이며, 이는 약 1% 수준의 정부 지분으로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D-웨이브, 리게티, 인플렉션 등 다른 양자 기업들도 각각 1억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는다.
미국 정부가 양자컴퓨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단순한 산업 육성 차원을 넘어 국가안보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양자컴퓨팅은 아직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암호 해독, 신약 개발, 소재 설계, 금융 모델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컴퓨터를 뛰어넘는 계산 능력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특히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양자컴퓨팅 발전이 ‘Q-데이’ 논쟁을 다시 키우고 있다. Q-데이는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 이더리움, 은행 시스템, 암호화 통신 등에 사용되는 기존 암호체계를 위협할 수 있는 시점을 뜻한다.
당장 비트코인 보안이 무너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공개 블록체인은 거래가 한 번 기록되면 되돌릴 수 없고, 일부 공개키 정보가 온체인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보안 전환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까지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핵심 암호체계를 실제로 깨뜨릴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정부가 양자 기술을 민간시장에만 맡기지 않고 직접 지분 투자까지 나서는 것은 이 기술의 전략적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주식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IBM 주가는 정부 지원 소식 이후 급등했고, 관련 양자컴퓨팅 기업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양자 기술이 AI 반도체에 이어 차세대 첨단기술 투자 테마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는 미국의 기술 패권 전략이 반도체를 넘어 양자컴퓨팅과 암호 보안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록체인 업계 역시 장기적으로 양자내성암호, 지갑 보안, 프로토콜 업그레이드 논의를 더 본격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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