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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4일 일요일 18:53

“음식점업은 못 버틴다”…경총,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 압박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숙박·음식점업 최저임금 미만율 31.6%…“업종별 지불 능력 반영해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식점업 등 일부 업종은 현행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14일 경총은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의 필요성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숙박·음식점업을 비롯한 일부 업종에서 최저임금 수용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경총은 업종별 차등 적용이 필요한 근거로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 최저임금 미만율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는 2천845만원이었다. 이는 제조업 1억6천669만원의 17.1%, 금융·보험업 1억7천561만원의 16.2% 수준에 불과하다.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도 업종별로 차이가 컸다. 숙박·음식점업은 87.1%에 달했지만, 금융·보험업은 40%대에 그쳤다. 경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최저임금 수준이 중위임금과 비교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일자리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법정 최저임금액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비율도 숙박·음식점업에서 특히 높았다. 제조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3.7%, 금융·보험업은 6.1%였지만 숙박·음식점업은 31.6%에 달했다.

숙박·음식점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2001년 6.4%에서 2025년 31.6%로 크게 상승했다. 경총은 이 수치가 해당 업종에서 현행 최저임금이 실제 지급 능력과 괴리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수년째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를 요구해왔다.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 논의 과정에서도 음식점업을 차등 적용 대상 업종으로 제시한 바 있다.

경총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2001년 시간당 1천865원에서 2025년 1만30원으로 437.8% 올랐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77.4%의 5.7배, 명목임금 상승률 174.7%의 2.5배 수준이다.

경총은 해외 사례도 근거로 들었다. OECD 회원국 중 21개국이 업종, 연령, 지역 등에 따라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총은 스위스가 농업과 화훼업에 일반 최저임금보다 낮은 수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영국·프랑스·캐나다 등 OECD 10개국은 특정 연령층에 대해 일반 근로자보다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은 최저임금법상 업종별 구분 적용만 허용돼 있다. 연령이나 지역에 따른 차등 적용은 현행 법체계상 가능하지 않다.

하상우 경총 이사는 “업종별 지불 여력과 생산성이 크게 다른 상황에서 모든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을 일률 적용하는 것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수준의 최저임금도 감당하기 어려운 업종에 대해서는 구분 적용을 통해 제도의 현장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는 올해도 노사 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경영계는 업종별 지급 능력 차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동계는 차등 적용이 저임금 업종을 고착화하고 노동시장 차별을 키울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음식점업을 비롯한 취약 업종의 지불 능력과 노동자 보호 사이의 균형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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