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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4일 일요일 19:04

8천피인데 신저가가 더 많다…국내증시 ‘극단적 양극화’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52주 신고가 1천508개·신저가 1천763개…5개 중 1개는 신고가·신저가 모두 기록

8천피인데 신저가가 더 많다…국내증시 ‘극단적 양극화’

국내 증시가 사상 처음 ‘8천피’ 시대에 들어섰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대형주는 신고가를 갈아치운 반면, 상당수 종목은 신저가로 밀리며 투자자 체감은 엇갈리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상장 종목 2천875개 가운데 올해 초부터 이달 12일까지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은 1천508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코스피 종목은 545개였고, 나머지는 코스닥과 코넥스 상장 종목이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은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SK스퀘어, 삼성전자우, 현대차,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물산, HD현대중공업 등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대부분이 지난달 말 또는 이달 초 52주 신고가를 넘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1천763개로 신고가 종목보다 많았다. 이 중 코스피 종목은 530개, 코스닥 종목은 1천172개였다. 지수는 올랐지만 하락 종목도 적지 않았던 셈이다.

특히 올해 들어 52주 신고가와 신저가를 모두 기록한 종목은 587개에 달했다. 전체 상장 종목의 20.4% 수준이다. 상장 종목 5개 중 1개가 1년 최고가와 최저가를 모두 경험한 것이다.

시장별로는 코스닥의 변동성이 더 컸다. 신고가와 신저가를 모두 기록한 종목 중 코스피는 192개였지만, 코스닥은 383개로 더 많았다. 나머지 12개는 코넥스 종목이었다.

개별 종목별로도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월 15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다 지난 8일 신저가를 기록했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발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4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주가가 밀렸다.

정치 테마주도 큰 변동성을 보였다.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테마주로 분류됐던 에스제이그룹은 2월 신고가를 기록한 뒤 선거가 끝나면서 신저가까지 하락했다. 반면 서울반도체는 올해 1월 52주 신저가를 찍은 뒤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에 힘입어 지난달 중순 신고가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사태, 물가 상승 압력,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여전히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변동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다음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일본은행 등 주요 통화정책회의가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 관련 상승 흐름이 유지되는 한 실적주 중심의 대응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AI발 상승 추세가 훼손되지 않는 이상 실적주 중심의 압축적인 대응은 지속될 것”이라며 “주요 중앙은행이 갑작스럽게 강한 매파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시장 관심은 2분기 호실적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국내 증시는 지수만 보면 강세장이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대형 반도체·AI 관련주와 일부 실적주로 수급이 몰리는 반면, 코스닥과 중소형주는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8천피라는 숫자만으로 시장 전체가 좋아졌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지수 상승과 종목별 체감 수익률이 크게 벌어지면서 당분간 투자자들은 종목 선택과 변동성 관리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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