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24일 수요일 06:09
오를 땐 정부 덕, 내릴 땐 나 몰라라?…급락장에 불거진 ‘정책 책임’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레버리지 ETF·연기금 매도 타이밍 논쟁 확산…“활성화보다 위험 관리가 먼저”
![[사진=AI 생성이미지]](https://api.blockchainseoul.kr/uploads/1782281362000-894063120.webp)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크게 출렁이면서 시장 활성화 정책의 그늘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상승장에서는 제도 개선과 정책 지원을 성과로 내세웠지만, 하락장이 닥치자 투자자 보호와 위험 관리에 대한 책임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다. 특정 대형주의 하루 등락 폭을 두 배 수준으로 추종하는 이 상품은 상승장에서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밀리면 손실도 빠르게 불어난다. 시장이 불안정한 국면에서 개인투자자의 단기 추격 매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 수장이 뒤늦게 상품 도입을 두고 아쉬움을 표한 것도 시장의 불신을 키웠다. 투자 위험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품이었다면 출시 이후의 반성보다 심사 단계에서의 검증이 우선됐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시장 확대라는 명분에 무게를 두는 동안, 상품 구조와 투자자 손실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뤄졌다는 것이다.
기관투자자와 연기금의 매도 방식도 논쟁거리다. 연기금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장기 운용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지만, 매도 물량이 특정 시기에 집중되면 시장 충격을 키울 수 있다. 앞서 조정할 수 있었던 물량을 뒤로 미뤘다가 급락장에 한꺼번에 쏟아냈다는 지적이 사실이라면, 단순한 수급 문제가 아니라 운용 원칙과 시장 영향 평가의 문제로 봐야 한다.
정부·여당이 증시 상승 국면에서 지수 흐름을 정책 성과로 설명해 온 점도 부담이다. 시장은 정부 정책만으로 오르거나 내리지 않지만, 상승을 성과로 적극 포장했다면 하락 국면의 구조적 취약성 역시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환율 안정, 기업가치 제고, 자금 유입 등 정책이 내세운 목표가 실제 시장 안정으로 이어졌는지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증시의 신뢰는 지수를 끌어올리는 데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투자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품을 걸러내고, 대형 기관의 매매가 시장을 과도하게 흔들지 않도록 관리하며, 급락 때도 예측 가능한 원칙을 보여줄 때 비로소 쌓인다.
당국은 지금이라도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구조와 판매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 연기금과 기관 역시 리밸런싱 계획의 투명성과 시장 충격 완화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상승장에선 성과를 말하고 하락장에선 시장 탓만 하는 방식으로는 개인투자자의 신뢰를 지키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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