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3일 금요일 09:08
MBK·메리츠 책임공방 끝…홈플러스 "파산"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1만2천명 일자리와 수천억 투자금이 걸린 싸움에서 누구도 마지막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사진=AI 생성이미지]](https://api.blockchainseoul.kr/uploads/1783069682208-387068946.webp)
국내 대형마트 산업의 한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고 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개시 1년 4개월 만에 파산 수순에 들어가면서 1만2천여 명의 근로자와 수많은 협력업체, 투자자들이 불확실성 속으로 내몰리게 됐다.
표면적인 이유는 단순하다. 회생에 필요한 마지막 2천억원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한국 자본시장이 오랫동안 외면해 온 질문이 자리한다.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최종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이미 상당한 자금과 신용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은 추가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MBK와 김병주 회장의 확실한 보증을 요구했다. 양측 모두 논리적으로는 틀리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누구도 마지막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그 사이 직원들의 임금 지급은 지연됐고, 납품업체들은 대금을 받지 못했으며, 점주와 투자자들의 불안은 극대화됐다. 책임 공방이 길어질수록 현장의 피해만 커진 셈이다.
이번 사태는 오프라인 유통업의 구조적 위기도 보여준다. 이커머스 확산과 소비 패턴 변화 속에서 대형마트 모델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점포 매각과 사업 구조조정만으로는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문제는 파급력이다. 홈플러스 직접 고용 인력만 1만2천명에 달하고, 협력업체와 입점 점주, 간접 고용 인력까지 포함하면 생계 영향을 받는 인원은 훨씬 늘어난다. 중소 납품업체들이 받지 못한 대금과 전단채 투자자들의 손실 역시 한국 유통·금융 생태계 전반에 부담으로 남게 됐다.
앞으로 14일간의 즉시항고 기간이 남아 있지만, 시장은 이미 별도의 파산 절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결국 남은 변수는 누군가가 마지막 2천억원을 책임질 의지가 있느냐는 점이다.
이번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한 기업 실패가 아니다. 사모펀드와 금융회사의 역할, 고용 안정, 그리고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을 어디까지 물어야 하는지에 대한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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