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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30일 목요일 22:13

“조롱은 잠깐”…페라리 첫 전기차 '루체', 중국 훈풍에 목표치 조기 달성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디자인 혹평 및 주가 급락 악재 딛고 출시 두 달 만에 올해 판매 목표 500대 완판 애플 출신 조니 아이브 작품…중국·실리콘밸리 신흥 부유층 '절제된 디자인' 선택

전기차 루체 [사진=페라리]
전기차 루체 [사진=페라리]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페라리가 올해 설정했던 루체 신차 판매 목표량인 500대 가까운 물량을 이달 초 이미 모두 판매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차량이 처음 공개된 지 불과 두 달 만에 이뤄낸 성과다.

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4도어 5인승 모델인 루체는 애플의 전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조니 아이브가 디자인을 맡았으며, 시작 가격만 55만 유로(약 9억 2,00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공개 당시 페라리 고유의 날렵한 스포츠카 라인 대신 둥글고 단단한 형태를 취하면서 시장의 반발을 샀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저가 양산차와 다를 바 없다'는 조롱이 쏟아졌고, 루카 디 몬테제몰로 전 페라리 회장은 "브랜드의 전설이 무너질 위험에 처했다"며 공식 엠블럼을 떼야 한다고 강력 비판하기도 했다.

공개 직후 페라리 주가가 8% 이상 급락하고 마케팅 책임자(CMO)가 교체되는 등 거센 진통을 겪었으나, 페라리의 철저한 타깃 마케팅 전략이 실적으로 이어졌다.

페라리는 기존 내연기관 마니아 대신 중국과 미국 실리콘밸리 등 전기차 패러다임에 친숙한 신흥 부유층을 핵심 고객으로 타깃팅했다.

특히 내연기관 규제가 강화되고 과시적 소비를 지양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중국 시장에서, 한눈에 페라리임을 알아채기 힘든 절제된 디자인이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페라리는 2030년까지 루체를 누적 2,500대(연간 약 600대)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연간 생산량의 약 5% 수준에 불과해, 제한된 수량 생산을 통해 페라리 특유의 희소성을 유지하고 30% 수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지켜낸다는 전략이다.

한편 페라리는 오는 8월 미국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카 위크에서 루체 첫 생산분 차량을 자선 경매에 부칠 예정이며, 소더비는 낙찰가가 110만 달러(약 16억 1,000만 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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