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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1일 금요일 23:54

삭소뱅크, “비트코인, 희소한 비정부 자산으로 재평가 가능성”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국채시장 불안·정부부채 증가에 통화가치 하락 방어 수요 부각 7만달러 돌파·규제 진전·거시환경 변화가 상승세 견인

삭소뱅크, “비트코인, 희소한 비정부 자산으로 재평가 가능성”

덴마크계 투자은행 삭소뱅크(Saxo Bank)가 비트코인이 금과 함께 정부의 통화·재정정책으로부터 독립된 희소자산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채시장 불안과 정부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통화가치 하락과 재정 위험을 방어할 수 있는 자산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닐 윌슨(Neil Wilson) 삭소뱅크 투자 콘텐츠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상승세의 배경으로 기술적 모멘텀과 규제 진전, 거시경제 환경이라는 세 가지 요인을 제시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희소한 비정부 자산이라는 관점에서 점점 더 평가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비트코인이 통화가치 희석과 과도한 재정지출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거래되기 시작했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삭소뱅크 분석 보고서

삭소뱅크가 주목한 첫 번째 요인은 미국의 재정 상황과 국채시장의 불안이다. 미국 정부부채와 재정적자가 지속해서 증가하면서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국채시장 유동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자 시장에서는 이를 국채시장 안정과 차입 비용 억제를 위한 조치로 받아들였다.

국채 바이백은 재무부가 이미 발행된 국채를 다시 사들여 시장의 거래 유동성을 높이는 조치다. 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정부가 국채시장과 금리 상승을 계속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삭소뱅크는 정부가 차입 비용을 억제하려는 정책을 강화하면 장기적으로 달러 가치와 재정 신뢰도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 정부가 발행하지 않고 공급량이 제한된 금과 비트코인에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삭소뱅크는 미국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 확대 계획을 발표한 이후 금 가격도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비트코인이 금과 비슷한 희소자산 관점에서 평가받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이는 비트코인이 금과 동일한 안전자산 지위를 확보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증시와 투자심리, 레버리지 변화에 크게 반응하는 고변동성 위험자산의 성격도 갖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장기간 이어졌던 가격 정체 구간을 돌파한 점이 상승 동력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비트코인은 그동안 6만2000~6만6000달러 부근에서 좁은 박스권을 형성했다. 거래량이 감소한 가운데 방향성을 찾지 못하던 비트코인은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확대와 규제 개선 기대가 맞물리면서 7만달러 선을 강하게 넘어섰다.

중요한 저항 가격대를 돌파하자 상승을 기다리던 투자자의 신규 매수세가 유입됐다. 가격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비트코인을 다시 사들이는 숏커버링도 발생했다.

숏 포지션 청산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숏스퀴즈가 나타나면서 가격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좁은 가격 범위에서 거래되던 기간이 길었던 만큼 돌파 이후 누적된 포지션이 한꺼번에 정리됐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은 7만달러를 넘어선 뒤 7만9000달러 부근까지 상승하며 약 3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암호화폐 관련주도 동반 상승하면서 마라홀딩스와 코인베이스, 스트래티지 등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두 번째 호재는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진전이다. 미국 의회에서는 디지털자산의 법적 분류와 규제기관의 감독 권한을 정하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 처리가 추진되고 있다.

클래리티법은 암호화폐가 어떤 조건에서 증권 또는 상품으로 분류되는지를 명확히 하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 범위를 구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최근 백악관 행사에서 의회에 클래리티법 처리를 촉구했다. 삭소뱅크는 이 같은 정치권의 지지가 규제 불확실성을 낮추고 기관투자자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도권 금융회사는 규제 범위와 자산의 법적 성격이 명확하지 않으면 보관과 거래, 회계처리 및 고객 대상 상품 판매를 확대하기 어렵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관의 참여 기반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기대다.

다만 클래리티법은 아직 최종 통과된 상태가 아니다. 미 상원은 오는 9월 15일 법안 심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토론 종결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표결이 가결돼도 상원 본회의 의결과 양원 간 문안 조정 등 후속 절차가 남는다.

삭소뱅크의 분석은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자산을 넘어 정부부채 증가와 통화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자산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고 중앙은행이나 특정 정부가 공급을 임의로 늘릴 수 없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재정적자와 통화량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시기마다 ‘디지털 금’이라는 투자 논리가 부각돼왔다.

반면 금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크고 시장 역사도 짧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거나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면 안전자산 역할을 하기보다 기술주와 함께 하락하는 모습도 반복됐다.

삭소뱅크 역시 비트코인이 통화가치 희석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고 단정하지 않고, 최근 시장이 이러한 가능성을 평가하기 시작했는지를 질문하는 형태로 분석을 제시했다.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지속되려면 기술적 돌파 이후의 거래량이 유지되고 미국 국채시장과 통화정책 환경도 위험자산에 우호적으로 전개돼야 한다.

국채 바이백 확대가 장기금리 안정과 달러 약세로 이어지면 금과 비트코인 등 희소자산에 대한 수요가 계속될 수 있다.

반대로 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 압력이 다시 커지고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긴축에 나설 경우 비트코인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클래리티법의 실제 통과 여부와 세부 내용도 주요 변수다. 정치권의 지지 발언만으로는 기관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삭소뱅크의 분석을 종합하면 최근 비트코인 상승은 단일 호재보다 미국 재정 위험과 규제 진전, 기술적 돌파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시장은 비트코인이 기존 위험자산의 반등에 동참한 것인지, 금과 함께 희소한 비정부 자산으로 재평가되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한 것인지 확인하는 과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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