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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5일 화요일 16:25

체이널리시스, 글로벌 아동 성착취물 유통망 추적…125개국서 용의자 포착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바이낸스·코인베이스·유로폴 등 민관 공조 ‘오퍼레이션 라이트하우스’…2만9120개 암호화폐 주소 분석

체이널리시스, 글로벌 아동 성착취물 유통망 추적…125개국서 용의자 포착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가 암호화폐 거래소와 글로벌 사법기관, 비영리단체들과 함께 온라인 아동 성착취물 유통망을 추적하는 대규모 국제 공조 작전을 진행했다.

체이널리시스가 2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작전의 명칭은 ‘오퍼레이션 라이트하우스(Operation Lighthouse)’다.

미국 뉴욕의 국가사이버포렌식·훈련연합(NCFTA)을 거점으로 진행됐으며, 수개월 동안 축적된 암호화폐 관련 정보를 실제 수사에 활용할 수 있는 단서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작전 규모는 상당했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조사팀은 총 2만9120개의 암호화폐 주소와 디지털 식별자를 분석했다.

또 일반 웹과 다크웹에서 운영되는 100개 이상의 CSAM 관련 플랫폼·포럼·유통 네트워크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결과 11개 암호화폐 거래소와 결제서비스를 통해 총 1만4300건의 수사 단서가 확보됐다. 민간 참여 기업들이 확인한 의심 계정도 7700개를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기존에 등록된 성범죄자 16명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용의자들의 지역 역시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았다. 조사를 통해 확인된 CSAM 관련 용의자는 전 세계 125개국에 걸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작전의 특징은 사법기관만 참여한 전통적인 범죄 수사가 아니라 암호화폐 업계와 블록체인 분석업체가 함께 참여한 민관 합동 형태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비롯한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이 작전에 참여했으며 결제기업 Block과 인터넷 감시 전문 비영리기관 Internet Watch Foundation 등도 힘을 보탰다.

사법기관에서는 유로폴을 비롯해 호주 연방경찰(AFP), 캐나다 왕립기마경찰(RCMP), 영국 국가범죄청(NCA) 등이 참여했다. 전체적으로 9곳 이상의 사법기관과 13곳 이상의 민간기업 및 전문 비영리기관이 협력했다.

이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범죄가 국경을 쉽게 넘나드는 만큼 한 국가의 사법기관이나 개별 거래소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작전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블록체인의 특성이 범죄 수사의 도구로 활용됐다는 점이다. 암호화폐는 과거 익명성을 이유로 범죄자금 결제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등 대부분의 퍼블릭 블록체인은 거래내역이 공개된 원장에 영구적으로 기록된다.

특정 주소가 범죄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되면 해당 주소에서 어떤 지갑으로 자금이 이동했는지, 어느 거래소로 들어갔는지 등을 온체인 분석을 통해 추적할 수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CSAM 관련 활동 가운데 암호화폐가 사용되는 비중 자체는 작지만 최근 사용이 증가했으며, 동시에 사법기관의 추적 역량도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체인 추적에서 중요한 지점 가운데 하나가 중앙화 암호화폐 거래소다. 블록체인에서는 지갑주소만으로 실제 이용자의 신원을 바로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범죄 관련 자금이 고객확인(KYC) 절차를 운영하는 거래소로 이동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수사기관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거래소의 계정정보와 온체인 데이터를 결합할 경우 특정 지갑을 실제 이용자와 연결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오퍼레이션 라이트하우스가 거래소와 결제서비스를 포함한 민간기업과 사법기관의 협력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인베이스 역시 이번 작전과 관련해 암호화폐의 투명성이 범죄 네트워크를 차단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으며, 온체인 정보를 실제 수사 단서와 대응으로 연결하는 데 민관 협력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체이널리시스가 CSAM 관련 암호화폐를 추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회사는 지난해에도 다크웹에서 운영되던 대규모 CSAM 사이트의 암호화폐 결제 인프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이트는 2022년 7월 이후 5800개 이상의 주소를 통해 53만달러 이상의 암호화폐 결제를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개별 주소와 거래 흐름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과거에는 서로 별개의 사건으로 보였던 지갑과 계정, 플랫폼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아낼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번에 확보된 1만4300건의 단서를 모두 범죄 확정 사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체이널리시스가 발표한 수치는 추가 조사와 법적 절차에 활용할 수 있는 ‘investigative leads(수사 단서)’다.

실제 범죄 혐의와 기소 여부는 각 국가의 사법기관이 추가 수사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체이널리시스는 오퍼레이션 라이트하우스에서 확보된 정보를 바탕으로 후속 수사와 법적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며 관련 사법 처리 결과가 2027년까지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작전은 암호화폐 범죄 대응 방식에도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범죄가 발생한 뒤 특정 지갑의 자금 이동을 추적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블록체인 분석기업과 여러 거래소·사법기관이 데이터를 한데 모아 대규모 네트워크를 선제적으로 분석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125개국에 걸친 용의자와 100개 이상의 관련 플랫폼을 동시에 조사했다는 점에서 암호화폐 기반 범죄 수사가 단일 사건 중심에서 글로벌 네트워크 추적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오퍼레이션 라이트하우스의 핵심 의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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