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5일 화요일 00:30
“집 한 채인데 안 살면 세금 더 내라고?”…종부세 12억 절충안 떠올랐다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 9억→12억원 조정 가능성…실거주 14억원과 차등 유지, 세부담 상한 200% 완화도 검토

정부가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실거주 1주택자의 14억원 공제와는 차등을 유지하고, 세 부담 상한 역시 현행 150% 수준으로 완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24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최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토대로 비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 범위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가 앞서 발표한 2026년 세제 개편안에서는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기존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내놨다.
한 채만 보유하고 있어도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 세제 혜택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정부는 이를 통해 ‘주택은 투자 대상이 아니라 실제 거주하는 공간’이라는 원칙을 강화하려 했다.
하지만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비거주 1주택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국에서는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부모 봉양 등으로 자신의 집을 보유하면서도 다른 지역에서 전세나 월세로 생활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다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정부안대로 9억원을 유지하거나 기존 수준인 12억원으로 되돌리는 방안, 실거주자와 동일하게 14억원까지 높이는 방안이다.
이 가운데 시장에서는 12억원이 현실적인 절충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거주자에게 14억원 공제를 적용하면서 비거주자에게는 12억원을 적용하면 정부가 강조해온 ‘실거주 우대’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비거주자의 세 부담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거주자까지 14억원으로 높일 경우 거주 여부에 따라 세제를 차등하겠다는 기존 정책 방향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부부 공동명의와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현재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각각 9억원씩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거주 단독명의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크게 높이면 다른 납세자와의 형평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결국 정부가 12억원 안팎에서 절충안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공시가격 기준 공제액이 달라지면 실제 과세 대상 주택 가격도 크게 달라진다.
정부안인 9억원 공제를 적용하면 시가 약 13억원 수준부터 종부세 과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반면 공제액을 14억원까지 높이면 시가 약 20억원 수준까지 과세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
12억원으로 정해질 경우 그 중간 수준에서 과세 기준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기본공제 조정과 함께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행 기준에서는 취학과 직장 변경·전근, 질병, 전학,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 특정 사유에 한해 비거주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는 방식이 논의돼 왔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이유로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자녀 교육 때문에 일정 기간 전세로 생활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이런 사례까지 폭넓게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 확대는 법 개정이 아닌 시행령 개정으로도 가능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국회에서 합리적인 비거주 사유는 적극적으로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 역시 수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안에서는 종부세율 인상 효과를 반영하기 위해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기로 했다.
세 부담 상한은 전년도보다 종부세가 일정 수준 이상 급증하지 않도록 제한하는 장치다.
예를 들어 상한이 150%라면 세법상 계산된 세금이 크게 늘더라도 전년도 세 부담의 1.5배를 넘지 않도록 제한된다.
정부안대로 200%까지 올라가면 납세자가 체감하는 세금 증가폭은 훨씬 커질 수 있다.
이에 여당 일각에서는 종부세 개편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세 부담 상한만큼은 현행 150%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이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비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 확대와 함께 세 부담 증가 속도까지 완화될 수 있다.
이번 논의가 시장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서울 강남권 등 고가주택 보유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액이 9억원으로 낮아지면 기존에는 종부세 대상이 아니었던 일부 주택도 새롭게 과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반대로 공제액이 12억원으로 다시 올라가면 세 부담이 줄어드는 주택이 늘어난다.
최근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일부 고가주택 시장에서는 세 부담을 우려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거론됐다.
정부가 공제 범위를 다시 확대할 경우 이런 매도 압력도 일부 완화될 수 있다.
다만 최종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9월 3일 국회 제출 시한을 앞두고 막판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수정안이 마련되면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정부가 기존 세법 개정안을 그대로 제출한 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수정하는 방안도 남아 있다.
결국 이번 종부세 개편의 핵심은 ‘실거주 우대’라는 정책 원칙을 유지하면서 현실적인 비거주 사유를 얼마나 인정할 것이냐에 달렸다.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를 12억원으로 조정하고 세 부담 상한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한다면 초기 정부안보다 세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
반대로 9억원 공제와 200% 세 부담 상한이 그대로 유지되면 비거주 1주택자의 세금 부담은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최종적으로 어느 수준에서 절충점을 찾을지 부동산 시장과 1주택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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