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4일 월요일 21:59
“금값 뛰니 골드바가 효자다”…조폐공사 매출 증가 절반 넘게 이끌어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금값 급등에 골드바 판매 늘며 지난해 매출 6387억원…증가액 1326억원 중 748억원이 골드바

지난해 한국조폐공사의 매출 증가액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골드바에서 발생했다.
금값 급등과 안전자산 수요 확대가 이어지면서 화폐 제조보다 골드바 판매가 외형 성장을 크게 끌어올렸다.
골드바 매출 증가액은 전통적인 화폐 제조 사업보다도 컸다.
은행권류 매출 증가액은 320억원으로 골드바 증가액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관련 매출 증가액도 202억원으로 골드바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조폐공사의 지난해 골드바 전체 매출액은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감사원은 최근 조폐공사의 수익 증가 배경으로 골드바를 비롯한 상품 매출과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온누리상품권 등 디지털 관련 사업 확대를 꼽았다.
반면 기존 화폐 사업의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지난해 은행권류 사업 매출은 1162억원을 기록했다.
주화 사업 매출은 4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류 매출은 2021년 1165억원을 기록한 뒤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다시 반등했다.
반면 주화 매출은 2021년 1109억원에서 지난해 455억원으로 줄면서 4년 만에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금 사용 감소와 비대면 결제 확산 등 지급결제 환경 변화가 주화 사업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 등 보안인쇄 관련 사업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증지와 우표, 수표, 채권 등을 포함한 보안인쇄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58억원 증가한 677억원을 기록했다.
조폐공사의 매출 구조가 전통적인 화폐 제조 중심에서 골드바와 디지털 상품권 등으로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골드바 판매 확대의 가장 큰 배경은 국제 금값 급등이다.
지난해 국제 금 시장에서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과 지정학적 불안, 글로벌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투자 수요가 강하게 유입됐다.
금 현물 가격은 지난해 말 온스당 4500달러를 넘어섰고 올해 1월에는 5595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금값 상승률은 약 70%에 달했다.
1979년 2차 오일쇼크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폭이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뿐 아니라 금을 적극적으로 사들이면서 국내에서도 골드바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은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때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와 지정학적 긴장, 달러 가치 변동이 겹칠수록 투자자들의 금 선호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올해 들어 금값은 한때 온스당 4000달러 수준까지 조정을 받았지만 지난달부터 다시 반등해 최근 46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진 점도 금값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높아지면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지는 반면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질 경우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달러 가치 약세도 금값에 우호적인 요인이다.
국제 금은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투자자 입장에서 금 매입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장기금리 상승과 재정 불안, 지정학적 긴장까지 이어지면서 금을 포트폴리오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수요도 계속되고 있다.
조폐공사 입장에서는 이런 금값 상승과 투자 수요 확대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지폐와 동전 생산이 핵심 사업이었지만 현금 사용이 감소하면서 화폐 제조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반대로 골드바와 모바일 상품권 등 새로운 사업은 빠르게 매출 비중을 키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 증가액의 절반 이상을 골드바가 차지하면서 금 시장 움직임이 공기업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구조가 나타났다.
다만 금값이 계속 상승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금값은 미국 금리와 달러 가치, 중앙은행 매입, 지정학적 상황 등에 따라 변동성이 큰 자산이다.
최근처럼 국제 금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골드바 판매 호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금값이 큰 폭으로 조정될 경우 투자 수요 역시 둔화될 수 있다.
결국 조폐공사의 지난해 실적은 금값 랠리가 기업 실적까지 바꿔놓은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현금 사용 감소로 전통적인 화폐 사업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금과 디지털 상품권이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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