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4일 월요일 01:23
“이유도 없이 별점 1점”…배달앱 ‘별점 테러’에 떠는 자영업자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쿠팡이츠, 글 없는 별점은 블라인드 요청 어려워…점주 “소명할 방법도 없다”

배달앱 별점 제도를 둘러싼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다시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와 자영업자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일부 점주들은 쿠팡이츠에서 글이나 사진 없이 낮은 별점만 남겨진 경우 사실상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최근 쿠팡이츠 별점 정책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약 두 달 전 별다른 설명 없이 별점 3점만 남겨진 평가를 확인한 뒤 플랫폼 측에 블라인드 처리가 가능한지 문의했다.
그러나 글이나 사진 없이 별점만 남겨진 평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블라인드 심사를 요청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A씨는 이용자가 직접 별점을 삭제하지 않는 이상 점주가 할 수 있는 조치가 사실상 없다며 악의적인 평가에 제도가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경쟁업체나 특정 이용자가 저렴한 메뉴를 주문한 뒤 이유 없이 별점 1점을 반복해서 남길 경우 점주 입장에서는 이를 구별하거나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른 자영업자들도 비슷한 경험을 호소했다.
한 자영업자는 내용 없는 낮은 별점은 별다른 대응 방법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고, 또 다른 점주는 별점 1점을 연달아 받은 뒤 가게 초기 성장에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별점 하나가 매출까지 흔든다
자영업자들이 별점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소비자의 주문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배달앱에서는 음식 가격과 배달비뿐 아니라 별점과 리뷰 수가 가게를 선택하는 주요 기준으로 작용한다.
특히 신규 입점 업체처럼 리뷰가 많지 않은 경우 낮은 별점 몇 개만으로도 평균 별점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별점 평가가 수백 개 쌓인 업체는 1점 평가 하나가 평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평가가 10~20개에 불과한 신규 업체는 1점 하나만 들어와도 평균 점수가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
점주들이 이른바 ‘별점 테러’를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영업 문제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별점이 낮아지면 소비자가 해당 가게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결국 주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텍스트 리뷰는 대응 가능한데 ‘별점만’ 남기면 어려워
문제는 평가 방식에 따라 점주의 대응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일부 배달 플랫폼에서는 허위 또는 악성 리뷰가 게시될 경우 점주가 게시 중단이나 블라인드 처리를 요청할 수 있는 절차를 두고 있다.
하지만 글이나 사진 없이 별점만 남긴 경우에는 허위 사실이나 욕설 등 문제가 되는 내용을 확인할 수 없어 심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점주 입장에서는 낮은 점수의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음식 맛이나 포장, 배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조차 확인하기 힘들다.
악의적인 평가인지 실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인지 판단하기도 어렵다.
소비자가 평가 이유를 적지 않을 자유가 있는 반면 점주에게는 해명하거나 개선할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 구조인 셈이다.
◇전문가 “낮은 별점엔 간단한 이유라도 선택하게 해야”
전문가들도 단순 삭제보다는 별점 제도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별점이 소비자의 선택과 소상공인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악의적인 평가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도 낮은 별점에 이유가 제시되지 않을 경우 점주가 실제 불만인지 악의적인 평가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낮은 별점을 선택할 때 간단한 이유를 함께 고르도록 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예를 들어 ‘음식 품질’, ‘배달’, ‘포장’, ‘가격’, ‘기타’처럼 몇 가지 항목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별점을 남길 자유는 유지하되 최소한의 이유를 함께 남기도록 해 평가의 신뢰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 같은 방식이 적용되면 점주도 낮은 평가의 원인을 파악해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고 악의적인 별점이 반복되는지도 확인하기 쉬워질 수 있다.
◇쿠팡이츠 “악의적 반복 별점은 통계서 제외 가능”
쿠팡이츠는 특정 판매자를 대상으로 고의적이고 반복적인 악성 별점이 확인될 경우 해당 평가를 별점 통계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개별 점주 입장에서는 별점만 남겨진 평가가 정상적인 소비자 평가인지 악의적인 행동인지 직접 판단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배달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별점과 리뷰가 사실상 온라인 상권의 ‘평판 점수’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 평가권과 점주의 방어권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배달 주문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음식점일수록 별점 변화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유 없는 저평가에 최소한의 사유 선택이나 이의 제기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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