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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3일 일요일 22:11

“술자리 줄고 혼술 늘었다”…맥주·소주·막걸리 출고량 27년 만에 최저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지난해 주류 출고량 298만8천㎘…1998년 이후 처음으로 300만㎘ 밑돌아

“술자리 줄고 혼술 늘었다”…맥주·소주·막걸리 출고량 27년 만에 최저

국내 주류 출고량이 27년 만에 300만㎘ 아래로 내려갔다.

23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8천㎘로 집계됐다.

주류 출고량이 300만㎘를 밑돈 것은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92만2천㎘ 이후 처음이다.

10년 전인 2015년 380만4천㎘와 비교하면 21.5% 감소했다.

대표적인 대중 주류인 맥주와 소주, 막걸리 모두 감소세가 이어졌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맥주 출고량은 지난해 151만9천㎘로 전년보다 7.2% 줄었다.

맥주 출고량은 2022년 169만8천㎘에서 2023년 168만7천㎘, 2024년 163만7천㎘, 지난해 151만9천㎘로 3년 연속 감소했다.

희석식 소주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소주 출고량은 2022년 86만2천㎘에서 2023년 84만4천㎘, 2024년 81만6천㎘, 지난해 79만3천㎘로 내려갔다.

소주 출고량이 80만㎘ 아래로 떨어진 것도 눈에 띈다.

막걸리로 대표되는 탁주의 감소세는 더 길다.

탁주 출고량은 2020년 38만㎘에서 2021년 36만3천㎘로 줄어든 이후 지난해 31만8천㎘까지 5년 연속 감소했다.

주류업계에서는 단순한 경기 변동을 넘어 국내 술 소비 자체가 구조적으로 줄어드는 단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경에는 여러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직장 내 회식 문화도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문화에서 벗어나 필요한 만큼 가볍게 즐기는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 음주 빈도와 음주량도 함께 감소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간한 ‘2025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신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8.8일로 나타났다.

2023년 9.0일보다 줄었다.

술을 마시는 날의 하루 평균 음주량도 6.7잔에서 6.6잔으로 감소했다.

연령과 성별에 따른 차이도 뚜렷했다.

30대 남성의 하루 평균 음주량은 8.1잔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여성은 3.2잔으로 가장 적었다.

여성의 경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음주량이 줄어드는 흐름도 나타났다.

20대 여성은 하루 평균 6.6잔을 마셨지만 30대는 6.2잔, 40대는 5.4잔, 50대는 3.2잔으로 감소했다.

술을 마시는 방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대중적인 주류 트렌드라고 인식한 항목 가운데 ‘편의점 구입’ 비중은 85.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홈술’이 54.2%, 집이나 주점에서 혼자 마시는 ‘혼술’이 52.2%로 나타났다.

‘다양한 맛’을 선호한다는 응답도 49.1%에 달했다.

과거처럼 회식이나 모임에서 한꺼번에 많은 술을 마시기보다는 집이나 가까운 편의점에서 소량을 구입해 즐기는 소비 방식이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술을 적게 마시는 대신 취향에 맞는 제품을 찾는 소비도 늘고 있다.

지난해 과실주의 국내 출고량은 1만7천㎘로 2021년 이후 다시 1만7천㎘를 넘어섰다.

일반증류주 출고량도 4천㎘를 기록했고 브랜디는 31㎘로 집계됐다.

각각 2015년과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중적인 맥주와 소주 판매는 줄어드는 반면 과실주와 증류주처럼 취향이 뚜렷한 술의 소비는 일부 늘어난 것이다.

주류업계도 이런 변화에 맞춰 제품 전략을 바꾸고 있다.

도수가 낮은 저도주를 비롯해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 다양한 맛과 향을 강조한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과거 주류 시장이 ‘얼마나 많이 마시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무엇을 어떻게 즐기느냐’로 소비 기준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주류 출고량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300만㎘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은 국내 음주 문화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맥주와 소주, 막걸리의 감소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무알코올과 저도주,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주류 시장의 경쟁 구도 역시 빠르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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