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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3일 일요일 22:18

“K9 들고 미국 간다”…한화, 현지 법인에 4천억 투입하며 방산시장 정조준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K9 자주포·필리조선소 앞세워 육상·해양 방산 동시 공략…오스탈USA 인수도 추진

“K9 들고 미국 간다”…한화, 현지 법인에 4천억 투입하며 방산시장 정조준

한화가 미국 방산시장 진입을 확대하기 위해 현지 자회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최근 미국 방산 자회사인 한화디펜스USA와 미국 전략자산 투자법인 한화퓨처프루프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전체 출자 규모는 최대 2억9천900만달러, 약 4천150억원에 달한다.

한화디펜스USA는 한화의 미국 방위산업 사업을 담당하는 핵심 법인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퓨처프루프는 미국 내 전략자산 투자를 위한 법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0%,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각각 18.75%, 한화솔루션이 1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선 한화디펜스USA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억4천900만달러, 약 2천68억원을 출자한다.

이번 출자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그동안 한화디펜스USA에 투입한 누적 자금 1천597억원보다 많다.

지난 4월 진행한 유상증자 참여액 약 921억원까지 합치면 올해 한화디펜스USA에 투입하는 자금만 3천억원에 육박한다.

한화는 한화퓨처프루프의 1억5천만달러 규모 유상증자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지분 구조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7천500만달러를 부담하고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 한화솔루션이 나머지 금액을 분담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K9 앞세워 미국 육군 시장 진입

한화가 현지 자회사에 자금을 집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육군 방산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한화디펜스USA는 최근 미국 육군과 ‘기동 전술포’ 프로그램의 시제품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K9 차륜형 자주포 K9MH 시제품 6문을 공급한다.

계약 금액은 약 1억3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천417억원이다.

향후 양산 사업까지 이어질 경우 전체 사업 규모는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화 입장에서는 단순한 시제품 공급을 넘어 미국 지상 방산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인 셈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만큼 K9 계열 무기체계가 실제 미군 전력으로 채택될 경우 다른 국가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화는 미국 현지 생산 기반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의 유휴 공장을 3년간 임차했다.

K9을 비롯한 지상 방산 제품의 현지 생산과 조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필리조선소 앞세워 미 해군 시장도 공략

한화의 미국 방산 전략은 지상무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해양 방산에서는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소를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1억달러에 인수한 뒤 미국 해군 함정과 상선 수주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최근 미국의 ‘골든돔’ 프로젝트와 관련된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 건조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화는 향후 전투함 건조를 위한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미 해군 함정과 핵추진잠수함 관련 사업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도 한화의 미국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 조선산업 재건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 조선사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한화오션과 필리조선소의 역할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오스탈USA 인수까지…생산 거점 확대

한화는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더 강화하기 위해 오스탈USA 지분 100%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오스탈USA는 미 해군 함정과 핵추진잠수함 관련 모듈을 생산하는 방산업체다.

한화디펜스USA가 제시한 기업가치는 약 10억5천만~12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5천억~1조7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오스탈USA 인수가 성사될 경우 한화는 미국 내 함정 생산 능력을 단기간에 크게 확대할 수 있다.

필리조선소와 오스탈USA를 함께 활용할 경우 상선과 보조함, 전투함, 잠수함 관련 사업까지 미국 해양 방산시장 전반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디펜스USA는 미군에 탄약과 추진제를 공급하기 위해 아칸소주에 생산 공장을 짓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상 무기와 조선, 탄약까지 미국 내 생산 기반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미국 방산 현지화에 ‘올인’

이번 4천억원대 출자는 한화의 미국 사업이 단순 수출 단계에서 현지 생산과 투자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국내 방산기업의 해외 사업이 완제품 수출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현지 생산시설과 공급망, 투자법인을 직접 확보하는 방식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

미국 정부 역시 자국 내 생산과 고용을 중시하는 만큼 현지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방산 수주 경쟁에서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가 앨라배마 공장과 필리조선소, 추가 투자법인을 동시에 확대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K9 자주포의 미국 육군 사업과 필리조선소의 미 해군 사업이 실제 대규모 양산과 수주로 이어진다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의 해외 방산 매출 비중도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증권가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출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방산업계의 최종 계약 속도가 전반적으로 더딘 상황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요 방산업체 가운데 다수의 수출 계약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차별화 요인으로 꼽았다.

결국 한화의 미국 전략은 ‘수출’보다 ‘현지화’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K9 자주포를 앞세운 육상 방산과 필리조선소를 중심으로 한 해양 방산, 오스탈USA 인수와 탄약 생산시설까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한화는 미국 내에서 지상·해양 방산을 동시에 운영하는 종합 방산기업으로 입지를 넓힐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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