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0일 목요일 17:37
[특징주] “회사 문 닫을 수도 있다”…메타, 최대 1.4조달러 소송 폭탄 맞았다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아동·청소년 중독 설계 놓고 美 4개주와 정면충돌…판결 따라 빅테크 전반 파장
![[특징주] “회사 문 닫을 수도 있다”…메타, 최대 1.4조달러 소송 폭탄 맞았다](https://api.blockchainseoul.kr/uploads/1787247406465-832251504.webp)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회사 가치에 맞먹는 초대형 법적 리스크와 마주했다.
20일(현지시간) 포춘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는 메타가 아동과 청소년에게 자사 플랫폼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이용자를 오래 붙잡아두기 위한 기능을 설계했는지를 놓고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소송에는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켄터키, 뉴저지 등 4개 주가 우선 참여했다.
이들 주는 2023년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29개 주 법무장관 연합 가운데 선발 주자로 나섰다.
주 정부 측은 메타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일부 기능을 통해 어린 이용자들의 반복적 사용을 유도했고, 플랫폼이 청소년에게 미칠 수 있는 위험성도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타에 특히 부담스러운 부분은 소송 주체가 개인이 아닌 주 정부라는 점이다.
주 법무장관들은 일반 개인 소송에서는 제기하기 어려운 미국 아동온라인개인정보보호법(COPPA) 관련 청구를 포함할 수 있고, 피해 범위도 수백만명 단위로 넓게 산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거론된 최대 잠재적 배상액이 1조4000억달러다.
메타가 주장하는 주 정부 측 계산 방식에 따르면 벌금과 배상 규모가 이론적으로 최대 1조4000억달러까지 커질 수 있다.
메타의 기업가치와 맞먹는 수준이다.
산타클라라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에릭 골드먼 교수는 이 정도 규모라면 사실상 메타 주주가 보유한 기업가치를 사회 전체에 넘겨주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를 두고 사실상 “열쇠를 반납하고 회사를 떠나는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실제 판결이 이 수준의 배상액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재판의 배심원단은 8명으로 구성됐지만 판단은 자문 성격이며 최종 책임과 구제 조치는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 연방판사가 결정한다.
배심원단이 매우 높은 배상액을 제시하더라도 판사가 이를 낮출 수 있고 이후 항소 과정에서도 다시 조정될 수 있다.
코넬대의 제임스 그림멜먼 교수도 이번 재판이 메타를 파산시키는 수준의 배상으로 끝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그렇다고 메타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앞서 뉴멕시코주에서는 메타가 소비자보호법을 7만5000건 위반했다는 판단을 받아 3억7500만달러의 민사 제재금을 부과받았다.
이후 법원은 메타 플랫폼이 공공의 불편과 위해를 초래했다고 판단해 청소년 정신건강 피해 대응 비용으로 5억6700만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총 부담액은 9억4200만달러까지 늘어났다. 메타는 현재 항소 중이다.
이번 오클랜드 재판의 핵심은 단순한 배상액보다 ‘플랫폼 설계에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에 있다.
미국 통신품위법 230조는 일반적으로 인터넷 플랫폼이 이용자가 올린 콘텐츠 때문에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을 제한한다.
하지만 주 정부들은 이번 소송이 이용자가 올린 콘텐츠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메타가 콘텐츠를 어떻게 배열하고 추천하며 이용자의 반복적인 접속을 유도하도록 서비스를 설계했는지를 문제 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알고리즘 추천과 알림, 화면 구성 등 플랫폼 자체의 설계가 아동과 청소년에게 해를 끼쳤다면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다.
메타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타 측은 주 정부들이 실제로 해당 주의 이용자들이 어떤 기능 때문에 피해를 입었는지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연령 확인처럼 업계 전체가 안고 있는 문제를 메타 한 곳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메타는 인스타그램 전체 매출 가운데 청소년에게서 직접 발생하는 비중이 1%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주 정부 측은 핵심이 청소년 이용자로부터 얼마를 벌었느냐가 아니라 플랫폼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피해를 만들었는지에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번 재판 결과는 메타 한 회사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틱톡과 유튜브, 스냅챗 역시 청소년 중독과 정신건강 피해를 둘러싼 비슷한 소송에 직면해 있다.
만약 법원이 메타의 플랫폼 설계 자체에 책임을 인정할 경우 다른 소셜미디어 업체를 상대로 비슷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선례가 만들어질 수 있다.
파장은 소셜미디어 밖으로 번질 수도 있다.
생성형 AI와 비디오게임, 소셜게임 등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추천 알고리즘과 반복 사용 구조를 활용하는 서비스에도 비슷한 법리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재판에서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1조4000억달러라는 충격적인 숫자만이 아니다.
법원이 알고리즘과 플랫폼 설계를 어디까지 기업의 책임 영역으로 볼 것인지가 향후 빅테크 산업 전반의 규제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의 파급력은 메타의 재무적 손실보다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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