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3일 일요일 23:13
“일하는 청년은 하루 19시간이 꽉 찼다”…취업 여부 따라 완전히 달라진 24시간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취업 청년 하루 8시간 노동·비구직 청년 주말 미디어 6시간…피로도도 큰 격차

한국 사회 미혼 청년의 하루가 취업 여부에 따라 뚜렷하게 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 2026년 8월호에 실린 ‘청년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가?: 취업 상태에 따른 청년의 시간 사용 비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 상태에 따라 청년들의 하루 시간 배분과 피로도에서 큰 차이가 확인됐다.
보고서는 만 19~34세 미혼 청년을 대상으로 2024년 국가데이터처 생활시간조사 원자료를 분석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하는 청년의 부족한 자율 시간이다.
취업 청년은 평일 하루 평균 8시간 2분을 노동에 사용했다.
수면과 식사 등 필수생활에는 11시간 11분을 썼다.
두 시간을 합치면 하루 24시간 가운데 19시간 13분이다.
결국 출퇴근과 노동, 식사와 수면을 제외하면 스스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5시간도 남지 않는 셈이다.
실제 취업 청년의 평일 미디어·게임 이용 시간은 2시간 4분이었다.
적극적인 여가 활동은 51분, 친구나 지인을 만나거나 사회활동을 하는 데 쓰는 시간도 48분에 그쳤다.
◇취준생은 하루 4시간 구직…미디어 이용도 3시간42분
구직을 준비하는 청년은 노동 대신 취업 준비에 상당한 시간을 사용했다.
구직 준비 청년의 평일 학습·구직활동 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 12분이었다.
다만 일을 하지 않는 만큼 확보된 시간이 모두 취업 준비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이들의 미디어·게임 이용 시간은 하루 3시간 42분으로 취업 청년보다 1시간 38분 길었다.
수면과 식사 등을 포함한 필수생활 시간도 11시간 52분으로 취업 청년보다 41분 많았다.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습과 구직활동에 상당한 시간을 쓰면서도 남은 시간은 주로 휴식이나 미디어 소비에 사용하는 모습이다.
◇비구직 청년, 평일에도 미디어·게임 4시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은 시간 사용 방식에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비구직 청년의 평일 학습·구직시간은 하루 평균 1시간 19분에 불과했다.
반면 미디어와 게임 이용 시간은 4시간 8분으로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길었다.
적극적 여가활동에는 2시간 30분을 사용했고 교제와 사회참여에도 1시간 37분을 썼다.
취업이나 구직 준비보다 개인적인 여가와 미디어 이용에 하루 시간의 상당 부분을 사용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를 단순히 ‘쉬는 시간’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취업 상태와 소득, 건강, 구직 의지 등 개인별 상황이 서로 다른 만큼 비구직 청년 집단도 보다 세분화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주말 되면 취업 청년도 ‘회복 모드’
주말이 되면 취업 청년의 생활은 크게 달라졌다.
취업 청년의 주말 노동시간은 2시간 50분으로 평일보다 5시간 12분 줄었다.
줄어든 시간은 주로 휴식과 여가에 사용됐다.
필수생활 시간이 평일보다 1시간 46분 늘었고 미디어 이용도 1시간 18분 증가했다.
교제와 사회참여는 46분, 적극적 여가는 42분 각각 늘었다.
평일 동안 부족했던 수면과 휴식을 주말에 몰아서 보충하는 모습이다.
다만 주말에도 평균 약 3시간을 일하는 청년이 존재한다는 점은 눈에 띈다.
주5일 근무가 일반화됐지만 서비스업과 자영업, 교대근무 등 직종에 따라 주말 노동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구직 청년 주말 미디어 6시간 넘겨
비구직 청년은 주말에 미디어 이용 시간이 더 크게 늘었다.
이들의 주말 미디어·게임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6시간 2분이었다.
하루 24시간의 약 4분의 1을 미디어와 게임에 사용한 셈이다.
평일 4시간 8분보다 1시간 54분 늘었다.
반면 학습과 구직활동 시간은 주말 36분까지 줄었다.
교제 및 사회참여는 1시간 33분, 적극적 여가는 1시간 30분, 가사·돌봄은 59분으로 대부분 평일보다 줄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구직 준비 청년 역시 주말에는 취업 준비 시간이 줄었다.
평일 4시간 12분이던 학습·구직활동 시간은 주말 2시간 45분으로 1시간 27분 감소했다.
대신 미디어 이용 시간은 4시간 26분으로 평일보다 44분 늘었다.
◇일하는 청년이 가장 피곤했다
시간 부족과 피로감에서도 취업 상태별 차이가 분명했다.
4점 만점 기준 평일 시간 부족감은 취업 청년이 3.01점으로 가장 높았다.
구직 준비 청년은 2.42점, 비구직 청년은 1.98점이었다.
평일 피로도 역시 취업 청년이 3.20점으로 가장 높았다.
구직 준비 청년은 2.62점, 비구직 청년은 2.50점이었다.
노동시간이 길수록 시간 부족감과 피로도가 함께 높아지는 흐름이 확인된 것이다.
주말에는 취업 청년의 시간 부족감이 2.97점으로 소폭 낮아졌다.
반면 비구직 청년의 시간 부족감은 평일 1.98점에서 주말 2.10점으로 오히려 높아졌다.
피로감도 2.50점에서 2.54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보고서는 비구직 청년의 경우 평일과 주말을 나누는 일상적 경계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청년이어도 필요한 정책은 다르다
보고서는 취업 여부에 따라 청년 정책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일하는 청년에게는 충분한 휴식권 보장과 불규칙한 근로환경 개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평일 대부분의 시간을 노동과 필수생활에 사용하는 만큼 단순한 고용 확대뿐 아니라 일자리의 질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구직 준비 청년에게는 취업 준비 장기화에 따른 소진을 막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피로가 함께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구직 청년은 하나의 집단으로 묶기보다 소득과 건강 상태, 취업 의지, 사회적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같은 청년층이라도 취업 상태에 따라 하루의 모습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하는 청년에게는 ‘시간 부족’이, 구직 준비 청년에게는 ‘취업 준비 부담’이, 비구직 청년에게는 ‘사회와의 연결과 활동 구조’가 각각 다른 과제로 나타난 셈이다.
Copyrights ⓒ BLOCKCHAINSEOU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