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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3일 일요일 22:08

''상위 대기업만 웃었다''…세제혜택 82% 급증, 기업 감면 증가분 71% 차지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상호출자제한기업 감면액 4조2천억원 돌파…중소기업 비중은 되레 낮아져

''상위 대기업만 웃었다''…세제혜택 82% 급증, 기업 감면 증가분 71% 차지

지난해 상위 대기업집단이 받은 국세 감면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이 재정경제부에서 받은 ‘2025년도 조세지출결산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국세 감면액은 4조2천6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2조3천476억원보다 81.8% 늘어난 수치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공시대상기업집단 가운데 자산 총액이 국내총생산의 0.5% 이상인 기업집단이다. 사실상 ‘상위 대기업’으로 분류된다. 올해 기준으로는 47개 집단이 해당한다.

이들 상위 대기업이 전체 기업 감면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뛰었다. 지난해 전체 기업 감면액은 26조7천612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상위 대기업 비중은 16.0%를 기록했다. 전년의 9.8%와 비교하면 6.2%포인트 오른 것이다.

조세지출은 정부가 정책 목적에 따라 세금을 깎아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재정지출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

반면 중소기업 감면액은 18조8천301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기업 감면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5.1%에서 70.4%로 낮아졌다.

증가분만 놓고 보면 격차는 더 뚜렷했다. 지난해 전체 기업 감면액은 전년보다 2조7천21억원 늘었는데, 이 가운데 상위 대기업 증가분이 차지한 비중은 71.1%였다. 중소기업 비중은 28.4%였다.

정부는 대기업 감면 확대 배경으로 연구개발과 투자 증가를 들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와 통합투자세액공제가 대기업에 많이 적용됐다며, 상위 대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는 지난해 4조1천476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1천902억원 늘었다. 통합투자세액공제도 2조4천887억원으로 7천194억원 증가했다.

이들 공제는 2024년 기업 실적 개선에 따라 지난해 법인세 신고 때 이월 공제액이 반영됐고,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신성장·원천기술과 국가전략기술 범위가 넓어진 영향도 받았다.

재정경제부는 2023년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2024년 상위 대기업의 총부담세액과 조세지출액이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회복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업 공제 규모가 최저한세 영향을 받는 만큼, 기업 실적과 산출세액이 늘면 공제 여력이 커지고 실적이 나빠지면 공제 규모도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전체 국세감면액은 76조1천84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5천914억원 늘었다. 다만 국세감면율은 16.1%에서 15.9%로 0.2%포인트 낮아졌다. 그래도 법정한도인 15.5%는 0.4%포인트 웃돌았다.

정부는 올해 국세감면액이 80조5천277억원, 감면율은 16.1%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법정한도 16.4% 안에서는 관리가 가능하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감면 항목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은 ‘보험료 특별소득공제 및 특별세액공제’였다. 지난해 7조2천530억원으로 5.1% 늘었다.

이어 ‘연금보험료공제’가 4조7천581억원으로 7.2% 증가하며 2위로 올라섰다. 반면 ‘근로장려금’은 4조6천367억원으로 1.6% 줄어 3위로 내려왔다.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는 4조3천243억원, ‘통합고용세액공제’는 4조3천35억원으로 각각 4위와 5위를 유지했다.

개별 항목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눈에 띈 것은 금 현물시장 관련 과세특례였다. 금 거래 양성화를 위한 ‘금 현물시장 금지금 과세특례’ 감면액은 61억원에서 850억원으로 약 13.9배 급증했다.

‘외국인 관광객 미용성형 부가가치세 환급 특례’도 778억원에서 1천752억원으로 125.2% 늘었다.

반면 금리 인하 영향으로 이자소득이 줄면서 ‘조합 등 출자금에 대한 과세특례’는 1천249억원 감소한 9천110억원을 기록했다. ‘비과세 종합저축에 대한 과세특례’도 1천95억원 줄어 7천9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번 결산과 함께 조세지출 제도 손질에도 나섰다. 재정경제부는 전체 조세지출 241개 가운데 약 절반인 115개를 정비해 총 2조5천억원의 감축 효과를 내는 ‘2026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올해부터는 제도도 달라졌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에 따라 정부는 지난 18일 국회에 조세지출결산서를 처음 제출했다.

지난해까지는 9월 예산안 제출 때 차년도 조세지출예산서를 함께 냈지만, 올해부터는 결산서를 더 이른 시점에 별도로 제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번 통계는 기업 세제지원이 어디에 집중되고 있는지를 다시 보여준다.

대기업 투자를 통한 성장 지원이라는 정책 목적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동시에 중소기업과의 체감 격차가 더 커졌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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