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8일 화요일 23:00
“연봉의 3분의 1이 주식”…대기업 고액보수자 주식보상 3689억원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SK·두산이 전체의 63.5% 차지…AI·반도체 호황에 성과보상 확대

1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올해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대기업집단 소속 기업을 조사한 결과, 상반기 개인별 보수총액이 5억원 이상인 임직원은 66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주식기준 보상을 받은 인원은 145명으로 전체의 21.9%를 차지했다.
이들에게 지급된 주식보상액은 총 3689억원이었다.
이는 조사 대상 661명의 퇴직소득을 제외한 전체 보수총액 1조145억원의 36.4%에 해당한다.
고액보수자들에게 지급된 보상의 3분의 1 이상이 현금 급여나 상여가 아닌 주식 가치와 연계된 형태로 지급된 셈이다.
주식보상에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성과조건부주식(PSU), 주식매수선택권, 주가연계보상(SAR) 등이 포함됐다.
RSU는 일정 기간 근무하거나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면 회사 주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보상 방식이다. PSU는 실적이나 주가 등 특정 성과 목표를 달성했을 때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경영진의 장기 성과를 유도하고 주주와 이해관계를 맞추기 위해 현금보다 주식 중심의 보상 체계를 확대하는 흐름이 이번 조사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별로는 SK의 주식보상 규모가 가장 컸다.
SK그룹에서는 30명이 총 1534억원의 주식보상을 받았다.
두산그룹에서는 18명이 808억원을 받으며 두 번째로 많았다.
SK와 두산의 주식보상액을 합치면 2343억원으로 전체의 63.5%에 달한다.
두 그룹이 전체 대기업집단 주식보상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 셈이다.
CEO스코어는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반도체와 발전 부문의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이 성과보상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SK그룹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수요 확대의 수혜를 크게 받은 만큼 경영진과 핵심 인력의 성과보상 규모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주식보상 수령자 가운데 오너일가 비중은 낮았다.
주식보상을 받은 145명 중 오너일가는 9명으로 6.2%에 그쳤다.
반면 전문경영인은 136명으로 93.8%를 차지했다.
금액 기준으로도 전문경영인의 비중이 높았다.
오너일가 9명의 주식보상액은 총 666억원으로 전체의 18.0%를 차지했고, 전문경영인 136명의 주식보상액은 3023억원으로 82.0%에 달했다.
오너일가 가운데 가장 많은 주식보상을 받은 인물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었다.
박 회장은 상반기 주식보상으로 376억원을 받았다.
이는 개인 보수총액 456억원의 82.5%에 해당한다.
전문경영인 가운데서는 SK그룹 출신 인사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218억원으로 가장 많은 주식보상을 받았고, 송재승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가 179억원,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이 167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박정호 SK하이닉스 경영자문위원이 160억원, 최준기 SK하이닉스 담당이 124억원의 주식보상을 받았다.
전문경영인 주식보상 상위 5명이 모두 SK그룹 소속 또는 출신 인사로 채워진 것이다.
기업들이 경영진 보상을 현금 중심에서 주식 중심으로 바꾸는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주가와 실적에 연계된 보상은 경영진에게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주가가 단기간 급등할 경우 실제 경영 성과보다 보상 규모가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보상 체계의 적정성과 기준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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