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8일 화요일 06:42
“부모 세대는 집으로 부자가 됐다”…청년들은 왜 갈수록 따라잡기 어려워졌나
이윤호 기자bklove3474@naver.com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주식 살 때’ 발언부터 2014년 박근혜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까지…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자산가격 상승이 만든 세대 간 출발선 격차

“주식을 팔 때가 아니라 살 때”…2008년 금융위기에서 나온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1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미국 LA 동포간담회에서 “주식을 팔 때가 아니라 살 때”라며 장기적인 시장 회복 가능성을 강조했다.
당시에는 대통령이 직접 주식 매수 시점을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정치권의 비판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한국 증시와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이 장기 성장하면서 결과적으로 당시 저점 부근에서 우량주를 매수해 장기간 보유했던 투자자들은 큰 자산 증가를 경험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정확히 30배 올랐다”는 표현은 매수 날짜·기준가격·배당 재투자 여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기사에서는 단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2014년에는 “30%만 더 있으면 집 살 수 있다”
주택시장에서는 2014년 박근혜 정부의 최경환 경제팀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전셋값이 매매가격의 약 70% 수준이라며 “30%만 더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부는 LTV를 70%, DTI를 60%로 완화하며 얼어붙었던 주택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이 정책은 이후 언론과 정치권에서 이른바 ‘빚내서 집 사라’는 표현으로 불리며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
다만 최 전 부총리는 최근에도 자신이 실제로 “빚내서 집 사라”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장기간 크게 상승했다.
이미 2018년 당시 KB 자료에서도 2014년 8월 이후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이 약 32% 상승했고,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의 상승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진짜 문제는 ‘누가 맞았느냐’가 아니다
15~20년이 지나고 보니 당시 주식이나 부동산을 매입한 사람들의 자산이 크게 증가한 사례가 많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대통령 말을 들었으면 부자가 됐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당시에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실업과 하우스푸어 문제가 있었고 자산을 매수할 현금과 신용이 없는 사람에게는 애초에 선택할 수 없는 투자였다.
그리고 이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복리처럼 커졌다.
집을 가진 사람은 집값 상승분을 다음 주택의 자본으로 사용할 수 있었고, 주식을 가진 사람은 기업 성장과 배당을 누렸다. 반면 자산이 없었던 사람은 상승한 가격을 월급으로 따라가야 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베이비붐 세대 이후 대한민국의 자산 격차 문제가 나타난다.
BlockchainSeoul 인사이트
지금 20·30대가 과거 세대와 똑같은 방법으로 자산을 만들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열심히 저축해서 집을 산다’는 공식이 어느 정도 가능했다면, 자산가격이 소득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한 뒤에는 월급만 모아 기존 자산가를 따라잡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지금의 청년 세대가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이나 레버리지 주식에 뛰어드는 것이 답이라는 의미도 아니다.
오히려 과거 20년이 남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위기 때 무조건 매수하라는 것이 아니라, 위기가 왔을 때 살아남아 좋은 자산을 살 수 있는 현금과 투자 여력을 평소에 확보해 두는 것에 가깝다.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19 폭락 등 역사적으로 큰 위기는 동시에 자산가격의 재평가 구간이 되기도 했다.
결국 앞으로의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다음 삼성전자’나 ‘다음 강남 아파트’를 맞히는 능력보다 자산시장에 최대한 오래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일 수 있다.
세대 간 자산 격차를 개인의 투자 실력만으로 설명할 수도 없다. 출생 시기에 따라 처음 마주한 집값과 주가, 금리, 소득 대비 자산가격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더 중요한 경제 문제는 단순한 소득 격차가 아니라 ‘자산을 이미 가진 사람과 이제부터 사야 하는 사람의 격차’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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