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4일 금요일 07:18
“통장 잔고 보여줘야 집 구경”…100억 아파트의 충격적인 분양 방식
이윤호 기자bklove3474@naver.com
일부 초고가 주택 분양 과정서 자산·구매능력 확인 요구 사례…희소성과 폐쇄성을 앞세운 ‘프라이빗 분양’ 확산

“집 보려면 통장부터 보여주세요?”
일반적인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방문객에게 개방돼 있지만 수십억~100억원대 초고가 주택은 상황이 다르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는 대신 사전 예약을 받고 실제 구매 가능성이 있는 고객을 선별해 상담하는 프라이빗 세일즈 방식이 활용된다.
문제는 그 과정이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일부 분양 현장에서 방문객에게 금융자산 등을 통해 구매력을 확인하도록 요구했다는 경험담이 확산하면서 논란이 됐다.
실제 구매자를 가려내기 위한 절차라는 시각도 있지만, 소비자를 재산 규모로 등급화한다는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일반 아파트에서는 10억원 정도 가진 사람들과 섞여 살아 불편하다”는 식의 발언까지 사실이라면 단순한 고객 선별을 넘어 계층을 노골적으로 구분하는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집이 아니라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파는 시장
초고가 주택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건물만이 아니다.
프라이버시와 보안, 입지, 커뮤니티 그리고 ‘누가 이곳에 사느냐’까지 상품의 일부가 된다.
때문에 가격이 높아질수록 일반적인 공개 분양보다 소수의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폐쇄적인 마케팅이 등장한다.
결국 “100억원짜리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에게만 100억원짜리 집을 보여준다”는 전략인 셈이다.
BlockchainSeoul 인사이트
흥미로운 것은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도 럭셔리 브랜드와 비슷한 판매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명품 브랜드가 희소성과 VIP 서비스를 통해 가격을 정당화하듯, 초고가 주택 역시 단순한 평당 가격이나 건축비가 아니라 접근하기 어렵다는 경험 자체를 상품화하고 있다.
다만 구매력 확인과 소비자 차별은 다른 문제다.
실제 계약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합리적인 절차와 “돈이 적으면 들어올 자격도 없다”는 식의 계층 마케팅 사이에는 분명한 선이 필요하다.
100억원짜리 집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어쩌면 그 집을 팔기 위해 만들어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입장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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