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9일 수요일 21:12
“달러 쏟아진다”…원·달러 환율 1300원대, 11개월 만에 최저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수출기업 달러 매도·美 금리 인상 기대 약화…시장선 1380원대 추가 하락 가능성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4.1원 내린 1397.7원을 기록했다.
오후 3시30분 기준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10개월 반 만이다. 장중에는 1396.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7월1일 장중 1559.2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반 만에 160원 넘게 하락했다.
환율 하락을 이끈 주요 요인은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다.
반도체 기업을 비롯한 수출업체들이 수출대금으로 확보한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서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었다.
특히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떨어지자 추가 하락을 우려한 기업들의 달러 매도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달러화 자체가 약세를 보인 점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최근 미국 소매판매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한때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뛰었지만 달러 강세로 이어지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경기 호조보다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부담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달러 매수세가 제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도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은 18일까지 5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 해외 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사려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 유입은 일반적으로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만 19일에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3조5000억원을 순매도해 향후 수급은 변수로 남았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거론된다.
수출기업의 달러 공급이 계속되고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경우 1380원대에서 추가 하락 여부를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조선과 반도체 등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여력이 충분한 만큼 장기적으로는 1300원대 중반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환율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물가가 다시 오르면서 연준의 긴축 우려가 커지거나 국제유가가 급등할 경우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가 확대되는 것도 원화에는 부담이다.
원·엔 재정환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19일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78.20원을 기록했고 장중에는 876.64원까지 내려가며 2024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원화 강세는 국내 증시에도 업종별로 다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환율 안정은 외국인 투자자의 환차손 부담을 낮춰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달러로 벌어들인 실적의 원화 환산액이 줄어드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항공과 여행, 음식료 등 달러 결제 비용이 큰 업종에는 원화 강세가 비용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1400원선 붕괴보다 환율이 1380원대로 추가 하락할지에 쏠리고 있다.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와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지가 원화 강세 지속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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