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4일 월요일 02:27
“자식 용돈 대신 연금”…노인소득 10년 새 79% 늘었다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가족 의존 줄고 국민연금·기초연금 비중 확대…수급 유형별 소득 격차는 여전

노인들의 생활비가 ‘자식 용돈’에서 ‘연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24일 국민연금연구원의 ‘연금이슈&동향분석’에 실린 ‘공적연금 수급 집단별로 살펴본 노인 소득 현황과 소득 구성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만 66세 이상 노인의 연간 총소득은 2013년 774만8천원에서 2023년 1천388만4천원으로 증가했다.
10년 동안 79.2% 늘어난 것이다.
이번 분석은 국민노후보장패널 조사에 참여한 만 66세 이상 노인의 소득 변화를 추적한 결과다.
특히 노인 소득 증가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공적연금이었다.
전체 노인의 총소득에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6.5%에서 2023년 28.2%로 높아졌다.
10년 동안 국민연금 소득은 177.5% 늘었고 기초연금은 156.2% 증가했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함께 받는 동시수급자의 연금소득 증가율은 299.7%에 달했다.
반대로 자녀나 친척에게 받는 사적 이전소득 비중은 크게 줄었다.
전체 노인 소득에서 사적 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20.9%에서 2023년 12.1%로 낮아졌다.
금액 자체도 같은 기간 3.9%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과거처럼 자녀의 생활비 지원에 의존하기보다 국가의 연금제도를 통해 생활비를 확보하는 노인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기초연금 함께 받는 노인 2배 가까이 증가
연금 수급 형태도 달라졌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동시에 받는 노인 비율은 2013년 12.8%에서 2023년 23.5%로 상승했다.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국민연금만 받는 노인 비율도 같은 기간 8.4%에서 12.2%로 증가했다.
반면 기초연금만 받는 노인은 59.8%에서 47.4%로 줄었다.
국민연금 제도가 성숙하면서 국민연금 수급자가 점차 늘고, 기초연금과 함께 받는 노인도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받으면 연소득 2천648만원
다만 연금 수급 유형별 소득 차이는 여전히 컸다.
2023년 기준 국민연금 단독 수급자의 연간 총소득은 2천647만8천원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만 받는 노인의 연간 소득은 840만6천원이었다.
두 집단의 격차는 3.1배에 달한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함께 받는 동시수급자의 연간 소득은 1천561만원이었다.
국민연금 단독 수급자는 이보다도 약 1.7배 높은 소득을 올렸다.
직역연금 수급자와 무수급자 등이 포함된 기타 집단의 연간 총소득은 1천777만7천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 단독 수급자의 소득이 높은 것은 연금액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들 집단은 근로·사업소득 비중이 56.9%를 차지했고 금융소득과 부동산소득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금 외에도 여러 소득원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기초연금만 받는 노인은 의존도 더 높아져
반대로 기초연금 단독 수급자는 전체 집단 가운데 소득 수준이 가장 낮았다.
이들의 전체 소득 가운데 기초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20.1%에서 2023년 38.1%까지 높아졌다.
소득의 상당 부분을 기초연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사적 이전소득 비중도 24.7%로 다른 집단보다 높았다.
공적연금의 역할이 커졌지만 저소득 노인의 경우 여전히 가족 지원에 의존하는 비중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전체로 보면 가족 의존도가 줄고 있지만, 소득이 낮은 계층에서는 이런 변화가 상대적으로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노인소득 늘었지만 ‘연금 격차’는 과제
보고서는 공적연금이 확대되면서 노인의 소득 안전망이 강화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자녀에게 생활비를 받는 비중이 줄고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후소득 구조가 보다 제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앞으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동시에 받는 노인이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두 제도의 역할을 다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초연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절대적인 소득 수준이 낮은 취약 노인층을 위해 더 촘촘한 노후소득보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노인 1인당 소득이 10년 새 80% 가까이 늘어난 것은 분명한 변화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받는지, 기초연금에만 의존하는지에 따라 노후 생활 수준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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