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7일 목요일 06:02
아베 설립자 “디파이, 클래리티법 좌초 후 ‘우버 전략’ 택해야”
박원빈 기자wbpark@nanryna.kr
스타니 쿨레초프 “규제 기다리지 말고 수백만명이 원하는 서비스 구축” 이용자 기반으로 기술 효용 입증해야…규제·소비자보호 위험 관리는 과제

아베(AAVE·에이브) 설립자 스타니 쿨레초프가 미국 의회의 암호화폐 시장구조 입법이 좌초된 상황에서 디파이 업계가 이른바 ‘우버 전략(Uber path)’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타니 쿨레초프는 최근 자신의 엑스(X)를 통해 “클래리티법이 실패했다. 이제 디파이는 채택을 통해 승리해야 한다”며 “수백만명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고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요한 산업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스타니 쿨레초프의 게시물은 규제 체계가 완성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이용자 기반과 실제 효용을 먼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그가 언급한 ‘우버 전략’은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가 기존 법률에 명확히 포함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시장에 먼저 진입해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하는 성장 방식을 의미한다.
차량호출 서비스 우버는 기존 택시 규제와 충돌하면서도 빠르게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후 이용자 수요와 시장 영향력이 커지자 각국 정부와 지방 당국이 차량호출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규정과 허가 체계를 마련했다.
스타니 쿨레초프는 디파이도 이와 유사하게 실질적인 금융 서비스를 구축하고 이용자를 늘려 기술의 효용성을 증명해야 한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디파이가 대출과 결제, 거래, 자산관리 등에서 실제 수요를 확보하면 정책 당국도 산업을 외면하기 어려워지고 현실에 맞는 규제 체계를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번 발언은 미국 상원이 클래리티법의 본회의 논의를 위한 절차표결에 실패한 직후 나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당 표결은 찬성 50표, 반대 49표를 기록했지만 토론 종결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클래리티법은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감독 권한을 명확히 하고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역할을 구분하기 위해 추진된 시장구조 법안이다.
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암호화폐 기업들은 기존 법률과 규제기관의 개별 해석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을 이어가게 됐다.
특히 디파이는 중앙 운영 주체와 고객 자산 보관기관이 명확한 전통 금융서비스와 구조가 다르다. 스마트계약을 통해 금융거래가 자동으로 이뤄지고 개발자와 거버넌스 참여자, 인터페이스 운영자의 역할이 분산돼 있어 기존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우버 전략’이 성공하려면 디파이가 투기성 거래를 넘어 일반 이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낮은 비용의 국제 송금과 스테이블코인 결제, 토큰화 자산 담보대출, 투명한 자산운용 등이 실제 활용 사례로 거론된다.
사용자 경험 개선도 주요 과제다. 개인키와 복구 문구 관리, 가스비, 체인 간 자산 이동, 스마트계약 승인 등 복잡한 절차가 대중화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 확대를 위해서는 일반 금융 애플리케이션과 비슷한 편의성과 보안 체계를 갖춰야 한다.
그러나 서비스 확산을 규제보다 앞세우는 전략에는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 감독기관이 미등록 증권 거래나 무허가 금융서비스,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 등을 문제 삼으면 개발사와 인터페이스 운영자에게 집행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스마트계약 해킹과 오라클 오류, 담보 청산, 스테이블코인 디페깅 등 기술적 위험도 해결해야 한다. 이용자 수가 늘어난 뒤 대규모 사고가 발생하면 산업의 영향력이 규제 협상력으로 이어지기보다 더 강한 규제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쿨레초프가 제시한 전략은 현행 법률을 무시하자는 의미보다는 입법만 기다리지 말고 제품 경쟁력과 이용자 수요를 먼저 입증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클래리티법의 향후 재논의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처리 시점은 불확실하다. 이에 따라 미국 디파이 업계는 의회 입법과 SEC·CFTC의 규정 제정에 대응하는 동시에 실제 이용 사례를 확대하는 이중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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