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5일 목요일 23:15
미국 SEC·CFTC, 가상자산 규제 완화 드라이브… 입법 공백 속 사법 리스크 직면
블록체인투데이

클래리티법 의회 좌초… 규제당국 '행정 재량'으로 완화 추진
미국 의회의 가상자산 포괄 입법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독자적인 행정 조치를 동원해 규제 완화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에서 시장 관할권을 분리 규정하는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법(CLARITY Act)'의 토론 종결(Cloture) 표결이 부결된 직후 양대 규제당국은 자체 행정 권한을 통한 시장 개방을 가속화하고 있다.
SEC는 표결 무산 이틀 만에 퍼블릭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5년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 규정을 전격 승인했다. 이에 발맞춰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인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OKX는 합작사 OKXICE를 설립하고 NYSE 상장 주식 63종을 토큰화해 거래하는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자산 토큰화 인프라 기업 시큐리타이즈(Securitize) 또한 애플(AAPL), 엔비디아(NVDA), 마이크로소프트(MSFT) 등을 포함한 12종의 미국 대형주 온체인 토큰화 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아울러 SEC는 생태계 프로젝트의 자체 토큰 매입(바이백) 행위만으로는 해당 토큰이 투자계약 증권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비공식 해석을 제시하고,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LST)의 비증권성 안내 및 가상자산 커스터디 규정 완화를 검토 중이다. CFTC 역시 탈중앙화 소프트웨어 개발자에 대한 중개인 등록 의무를 면제하고 새로운 레버리지 상품 거래 모델 도입을 타진하고 있다.
셰브런 원칙 폐기 여파… 행정 해석에 대한 사법부 무효화 리스크
그러나 의회 입법이라는 확고한 법률적 근거 없이 규제기관의 행정 재량에만 의존하는 정책 기조는 심각한 사법적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 금융 전문 법률그룹 D&A파트너스의 유리 브리소프(Yury Brisov) 변호사는 "SEC가 1934년 증권거래법에 따라 혁신 면제 등의 규칙을 제정할 권한을 갖고 있지만, 정식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완화 조치는 시장 경쟁 왜곡이나 절차적 흠결을 이유로 언제든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4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행정기관의 전문적 해석을 인정하던 40년 전통의 '셰브런 원칙(Chevron Deference)'을 공식 폐기한 점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사법부의 독자적인 법률 심사권이 강화됨에 따라, 이해관계자가 소송을 제기할 경우 법원이 규제기관의 면제 조치나 가이드라인을 자의적인 행정 권한 남용으로 판단해 무효화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과거보다 현저히 높아졌다.
정권 교체 시 '뒤집기' 취약… 임시 지침의 한계 노출
정치적 지형 변화와 차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연속성 단절도 구조적 위험 요인이다.
현재 SEC가 배포하고 있는 자사 토큰 매입 및 스테이킹 관련 자주 묻는 질문(FAQ)이나 직원 코멘트는 연방 관보에 등록되는 공식 연방 규정(Rule)이 아닌 하급 직원의 행정 안내 자료에 불과하다. 따라서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정권 교체나 위원장 교체 시 별도의 공청회나 입법 없이도 즉각 폐기되거나 수정될 수 있다.
월가 법조계는 기업들이 SEC의 5년 면제 조치에 기대어 수천억 원 규모의 온체인 주식 유통 인프라를 구축하더라도, 차기 위원회가 들어서 경제적 영향 분석이나 규제 재검토를 명분으로 면제를 조기 취소할 경우 막대한 매몰 비용과 법적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의회 차원의 클래리티법 제정이 완결되기 전까지는 규제기관 주도의 완화책만으로 온전한 제도권 안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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