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1일 수요일 06:41
역삼 방화범의 분노…이유는 등록증?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해외 상표 등록증 발급 갈등 수사…운동기구 디자인은 국내외 정상 등록, 과거 특수협박 전력도 확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물 두 곳에서 발생한 연쇄 방화 사건, 범행 배경으로 특허법인과의 오랜 갈등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해외 상표 등록증 발급 방식에 대한 불만이 사건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면서 관련 분쟁에 관심 집중되고 있다.
21일 경찰과 관련 보도에 따르면 방화 혐의로 체포된 70대 남성 A씨는 해외 상표 등록 과정에서 종이 등록증을 받지 못한 데 불만 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특허법인 측으로부터 사기당했다고 주장했으나, 별도로 확인된 운동기구 디자인 두 건은 국내외에서 모두 본인 명의로 정상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종이 등록증 요구하다 갈등…특허법인에 불만
경찰은 이번 사건의 배경으로 해외 상표 등록증 발급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A씨는 해외 상표 등록을 의뢰한 뒤 온라인 등록증만 발급된다는 안내받았으나, 별도의 종이 등록증을 요구하며 특허법인 측과 갈등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변리사가 자신의 상표를 훔쳤다고 의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종이 등록증을 집에 걸어두는 데 강한 집착 보였다는 진술도 전해졌다.
다만 해당 갈등의 구체적 경위와 실제 계약상 분쟁 여부는 추가 확인 필요한 상황이다.
운동기구 디자인 2건…국내외 등록 기록 확인
A씨가 사기 피해 주장한 것과 달리 운동기구 디자인 등록 기록에서는 본인 명의의 권리 확인됐다.
특허청 등록디자인공보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근력운동기구', 2020년 '운동기구' 디자인 각각 등록했다.
두 디자인 모두 창작자와 디자인권자 항목에 A씨 이름 기재됐다.
해외에서도 동일한 등록 사실 확인됐다. 미국에서는 2021년과 2022년, 브라질에서는 2020년 각각 두 디자인 등록 완료됐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기록에서도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 등에서 해당 디자인에 대한 보호 인정 이력 확인됐다.
국내 등록 절차는 A씨가 불 지른 두 건물에 각각 입주한 특허법인에서 대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디자인권은 제품의 외형에 대한 법적 권리로, 기술적 발명에 관한 특허권이나 상품명 등을 보호하는 상표권과 구분된다.
따라서 운동기구 디자인의 정상 등록 사실만으로 해외 상표 등록증 관련 갈등까지 모두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2022년에도 같은 업체 찾아가 위협
A씨와 해당 특허법인 간 갈등은 수년 전부터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2월 두 특허법인 사무실을 찾아가 직원들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와 가위로 위협했다.
이 사건으로 2023년 4월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수협박 혐의 징역 2년 6개월 선고받았다.
과거에도 동일한 업체를 상대로 위협 행위 벌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 주목되고 있다.
경찰은 당시 갈등과 이번 범행 사이 관련성 등 구체적 경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7분 간격 두 건물 방화…10여명 부상
이번 사건은 지난 20일 낮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발생했다.
A씨는 오전 11시 54분께 신명빌딩 3층에 불 지른 데 이어 낮 12시 1분께 한양빌딩 4층에서도 방화한 혐의 받고 있다.
두 장소 모두 과거 A씨의 디자인 등록 업무를 대리했던 특허법인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이다.
잇따른 화재로 10여명 부상했으며, 현장에서는 소방당국의 진화 작업 진행됐다.
A씨는 범행 후 도주했다가 같은 날 오후 서울 동묘앞역 인근에서 긴급체포됐다.
경찰서 압송 당시 취재진 앞에서 관련 문건 펼쳐 보이며 특허법인이 사기 쳤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서는 방화 혐의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할 방침이다.
장기간 갈등 끝 방화…범행 동기 규명 주목
이번 사건은 단순한 등록 업무 불만을 넘어 과거 위협 전력과 실제 방화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심각성 더해지고 있다.
특히 A씨가 주장한 사기 피해와 실제 등록 기록 사이 차이가 확인되면서 갈등이 발생한 구체적 배경에도 관심 쏠리고 있다.
다만 디자인권 정상 등록 사실이 모든 법률적 분쟁의 부재를 의미하지는 않으며, 범행 동기 역시 수사기관의 추가 조사 통해 확인돼야 한다.
경찰은 A씨 진술과 과거 사건 기록, 관련 계약 자료 등 종합해 범행 경위와 계획성 여부 조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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