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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6일 월요일 13:30

퇴직금도 주식으로?…2030세대 연금 투자 달라졌다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ETF 잔액 48.7조원…연금저축·IRP 관심 확대

퇴직금도 주식으로?…2030세대 연금 투자 달라졌다

퇴직연금 시장에 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예금 중심 자산관리에서 상장지수펀드(ETF) 활용한 직접 운용으로 투자 방식 전환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2030세대 역시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활용한 장기투자에 관심을 보이며 노후 준비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지난 5월 발표한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ETF 투자 잔액은 4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말 21조원 대비 131.9% 증가한 규모다.

2023년 말 9조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5배 이상 확대됐다. 퇴직연금 실적배당형 적립금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18.3%에서 지난해 39.6%로 상승했다.

퇴직연금 자산운용 중심축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서 투자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퇴직연금 550조 돌파…ETF 투자 급증

퇴직연금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퇴직연금 총적립금은 55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45조1000억원 증가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분기 증가폭을 기록했다.

특히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과 IRP 중심으로 자금 확대 흐름이 나타났다.

DC형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직접 운용 상품을 선택하고 투자 성과에 따라 퇴직급여가 달라지는 구조다. IRP 역시 예금과 펀드, 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택해 운용할 수 있다.

반면 확정급여형(DB)은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근로자 개인이 퇴직급여 투자 상품을 직접 선택하는 구조와 차이가 있다.

ETF 투자 확대에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작용한다.

ETF는 주식과 채권, 특정 시장지수 등 다양한 자산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개별 종목 선택 부담을 줄이면서 시장 전체 또는 특정 산업에 투자할 수 있다.

2030세대, 노후 준비도 투자 중심으로

2030세대 사이에서도 연금계좌 활용한 장기 자산관리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S&P500과 나스닥100 등 해외 대표지수 ETF가 장기투자 수단으로 주목받는다. 여러 기업에 분산투자할 수 있고, 장기간 자산 축적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봇 등 성장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도 선택지로 꼽힌다. 다만 특정 산업에 투자 비중이 집중될 경우 시장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도 커질 수 있다.

젊은 투자자에게 가장 큰 장점은 투자 기간이다.

은퇴까지 남은 기간이 길수록 장기적인 자산배분과 정기 투자 전략을 활용할 여지가 크다. 투자 수익을 재투자하면 복리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투자 기간이 길다고 반드시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은 아니다. 주식시장 하락과 환율 변동, 투자상품별 위험 수준에 따라 손실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2030세대 전체의 ETF 투자 비중이나 증가율을 보여주는 최신 연령별 공식 통계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퇴직연금 ETF 잔액 증가를 젊은 세대만의 투자 확대 결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연금저축·IRP, 최대 148만원 절세 효과

연금계좌 투자 확대 배경에는 세제 혜택도 자리한다.

연금저축은 연간 납입액 가운데 최대 600만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된다. IRP까지 활용하면 연금계좌 합산 세액공제 한도는 연간 900만원으로 확대된다.

세액공제율은 소득 수준에 따라 지방소득세 포함 13.2% 또는 16.5% 적용된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가 연금계좌에 연간 900만원 납입하고 공제 요건을 충족하면 최대 148만5000원 세액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총급여 5500만원 초과 구간에서는 최대 118만8000원이다.

다만 실제 공제액은 소득 요건과 결정세액 등에 따라 달라진다.

연금계좌에서는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과세 대상 수익에 대한 세금 납부를 연금 수령 시점까지 미룰 수 있다. 과세이연 효과를 활용하면 세금 납부 전 자금을 장기간 재투자할 여지가 생긴다.

반면 중도해지나 연금 외 수령 시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세액공제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에 일반적으로 16.5% 기타소득세가 적용될 수 있어 자금 사용 계획에 따른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퇴직금 전액 주식 투자?…위험자산 70% 제한

퇴직연금 ETF 투자 시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은 위험자산 투자 한도다.

DC형 퇴직연금과 IRP에서는 주식형 ETF 등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원칙적으로 전체 적립금의 70%로 제한된다.

나머지 자산은 관련 규정상 안전자산 요건을 충족하는 상품 등으로 운용해야 한다. 채권형 ETF와 일부 혼합형 상품은 상품별 위험 분류에 따라 투자 가능 비중이 달라질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는 DC형이나 IRP와 달리 일반적인 주식형 ETF 투자 비중에 별도 70% 제한이 없다.

다만 연금계좌에서도 모든 ETF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 일부 상품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는 일반 증권계좌의 개별 주식 직접 매매와도 구분된다.

투자 가능 상품과 매매 방식은 금융회사 및 계좌 유형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수익률 경쟁 심화…원금 손실 위험도 확대

퇴직연금 시장 성장과 함께 금융회사 간 고객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는 ETF 상품 확대와 운용 서비스 개선, 수수료 경쟁 등을 통해 연금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투자상품 비중 확대가 항상 높은 수익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은 퇴직연금 투자 위험을 보여주는 사례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올해 3분기 비교공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9월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194조6275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 199조5633억원 대비 4조9358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IRP 내 펀드와 ETF 등이 포함된 원리금비보장 상품은 2조9000억원 이상 줄었다. 반면 예금성 원리금보장 상품은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주식시장 하락에 따른 평가액 감소가 주요 배경으로 거론된다. 다만 금융회사 간 자금 이동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립금 감소 전체를 투자 손실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연금계좌는 은퇴 이후 생활자금과 직접 연결되는 만큼 단기 수익률보다 장기 자산관리 전략이 중요하다.

주식형 ETF 비중이 높으면 시장 상승기에 수익 확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하락기에는 평가손실도 커진다. 채권형 ETF 역시 금리 변화에 따라 가격이 변동한다.

해외 ETF 투자 시 환율 변동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환율 하락 국면에서는 해외 자산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원화 환산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노후자금도 직접 운용…투자 판단 중요성 확대

퇴직연금 ETF 시장 성장으로 개인 투자자의 자산관리 책임도 커지고 있다.

과거 예금 중심 운용에서는 약정금리와 만기 관리가 주요 판단 기준이었다면, ETF 투자에서는 자산배분과 위험관리, 운용비용 등 고려할 요소가 많아진다.

특히 2030세대는 은퇴까지 투자 기간이 길지만 주거비와 결혼자금 등 중장기 지출 계획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투자 기간과 소득 안정성, 손실 감내 수준에 따라 적정 투자 비중은 달라질 수 있다.

퇴직연금 ETF 투자 잔액이 2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연금시장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다만 최근 증시 변동성에 따른 평가액 감소는 투자상품 확대에 수익률 위험이 동반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노후 준비의 핵심은 단기간 높은 수익률보다 안정적인 장기 운용 전략이다. ETF를 통한 분산투자와 절세 혜택을 활용하되, 원금 손실 가능성과 투자 제한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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