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30일 금요일 08:01
코스피 5600선 붕괴…증시 패닉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AI 투자 우려에 반도체주 급락

미국발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코스피가 장중 5% 넘게 폭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동반 급락한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까지 겹치며 시장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06.92포인트(3.48%) 하락한 5730.74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99% 하락 출발한 지수는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한때 5599.42까지 밀렸다. 이후 낙폭 일부를 만회했지만 5800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급격한 하락세에 시장 안정 장치도 가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10시 4분 55초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지난 15일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전 거래일 기준가격 대비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될 때 발동된다.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해 급격한 매도 충격을 완화하는 제도다. 발동 당시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5.12% 하락한 887.92를 기록했다.
이번 급락의 주요 원인은 미국 대형 기술기업 실적 발표 이후 재점화된 AI 투자 수익성 우려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12.64% 폭락했다.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와 투자비 회수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미국 기술주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나스닥지수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마이크론, AMD,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역시 약세를 보였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 확대가 국내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에도 균열이 생겼다. 막대한 투자 비용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반도체 대형주에도 매도 압력이 집중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각각 6%, 8% 넘게 하락하며 코스피 낙폭 확대를 주도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날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시장 실망감으로 4%대 하락한 데 이어 미국 기술주 급락 여파까지 겹쳤다.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8255억원 순매도하며 하방 압력을 키웠다.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중 낙폭 일부를 회복했지만 하락 흐름을 뒤집지는 못했다.
코스닥 역시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85포인트(3.83%) 하락한 724.38에 마감했다. 반도체 관련주를 비롯한 성장주 전반에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양대 증시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장 관심은 미국 빅테크 기업의 향후 실적과 AI 투자 계획으로 향하고 있다. AI 산업 성장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더라도 투자 비용 증가와 수익성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국내 반도체주 변동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코스피가 최근 6000선을 돌파한 뒤 이틀 만에 장중 5600선 아래로 밀렸다는 점에서 단기 시장 변동성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다. 향후 외국인 수급 회복 여부와 미국 기술주 흐름이 국내 증시 반등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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