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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3일 화요일 12:13

조희대 국정조사에 법관 반발 확산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현직 판사들 사법독립 침해 우려…법관회의 소집 촉구

조희대 국정조사에 법관 반발 확산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사법부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현직 판사들이 사법부 독립 침해를 우려하며 공개 반발에 나선 가운데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집 요구까지 등장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준우 서울회생법원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글을 올려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의 개최를 촉구했다.

남 부장판사는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갈등을 전례 없는 사태로 규정했다. 정권과 관계없이 유사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는 만큼 법관들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취지다.

법원 내부 반발은 다른 현직 판사들에게도 확산하고 있다.

정욱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는 2일 코트넷에 여권의 국정조사 추진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했다.

정 부장판사는 개별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사법부를 압박하는 행위는 사법독립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헌법상 권한을 남용하는 상황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성찬용 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도 여권의 사법개혁 추진 방식을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빗대 비판했다.

해당 글에는 현직 법원장들의 공감과 지지 의견도 이어졌다.

조미연 청주지방법원장은 사법부 내부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상도 서울북부지방법원장과 임해지 대구가정법원장 등도 관련 글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번 갈등의 핵심에는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8월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 제청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자 제청이 대법원장의 헌법상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이 후보자 재제청을 요구할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 대통령 측은 대통령의 임명권에 후보자 적격성을 판단하고 임명을 거부할 권한도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권과 대법원장의 재제청 의무는 명시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를 문제 삼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이 대통령 측은 지난달 제출한 답변서에서 해당 청구를 각하하거나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국정조사 추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과정과 대통령실과의 사전 협의 문제 등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국정조사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하고 특정 재판 결과에 대한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만 법원 내부에서도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박병곤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사법부 독립을 주장하기에 앞서 12·3 비상계엄 당시 사법부 대응과 과거 대법원 판결에 대한 책임부터 돌아봐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사법부의 독립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사법부에 대한 책임 추궁도 필요하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는 셈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민주당은 당초 5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려던 국정조사 요구서 일정을 보류했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3일 의원총회 이후 국정조사 추진과 관련해 당내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오는 12월 7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정기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의 안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법관 재제청 갈등과 국정조사 추진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기회의에 앞서 임시회의가 소집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다만 법관대표회의가 공식 입장을 채택할지는 불확실하다. 법원 내부에서도 사법부 책임과 정치적 독립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쟁점은 국회의 조사 권한과 사법부 독립 사이의 헌법적 경계가 될 전망이다.

국정조사 추진 여부와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판단, 법관대표회의 대응에 따라 정치권과 사법부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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