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30일 금요일 11:48
조희대 계엄 당일 행적 조사…여야 정면충돌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민주당 국정조사 추진에 국민의힘 반발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대상으로 국정조사를 추진하면서 정치권과 사법부 사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당시 조 대법원장 행적과 사법부 대응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정치적 압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의 핵심 대상으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행적과 계엄 해제 이후 대응을 포함하기로 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의 목적과 범위를 구체화했다며 조 대법원장의 계엄 당시 행적을 주요 조사 대상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기존 특별검사 수사만으로 당시 상황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 당일 대법원 간부들의 심야 회의가 어떤 경위로 열렸고, 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당시 계엄사령부의 법관 파견 요청과 관련한 사법부 내부 대응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계엄 선포부터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계엄 해제 이후까지 사법부 수장이 헌정질서 수호를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내란특검과 종합특검이 관련 사안을 불기소 또는 각하 처분했지만, 조 대법원장 행적에 대한 규명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계엄 선포와 국회 병력 투입 등 헌정질서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사법부 수장의 역할이 적절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존 특검의 불기소·각하 처분은 관련 의혹이 형사책임으로 인정되지 않았거나 해당 절차에서 더 이상 판단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국정조사 추진 자체가 조 대법원장의 위법행위나 계엄 가담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조 대법원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계엄사령부 측이 법관 파견이나 명단 제공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위헌적인 행위라고 판단해 협조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법원이 비상계엄에 협조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계엄 당시 사법부 대응을 둘러싼 민주당 주장과 조 대법원장 해명이 엇갈리는 만큼 국정조사가 실제 진행될 경우 관련 회의 기록과 지시 체계, 당시 관계자 진술 등이 주요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번 국정조사는 계엄 관련 의혹뿐 아니라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사법행정 문제까지 조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앞서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 국정감사 증인선서 거부, 업무추진비와 현금 격려금 집행 적정성 등도 국정조사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사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갈등은 대통령과 대법원장 사이 헌법상 권한 범위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와 연결돼 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제청이 헌법에 따른 대법원장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국회가 제청권 행사에 개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다.
반면 민주당은 사법행정 권한 행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국회의 검증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여야 간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법원장을 상대로 한 국정조사가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재판 결과나 사법행정 판단을 정치권이 문제 삼아 국정조사로 압박하는 선례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사법부 독립이 국회의 감시와 검증에서 완전히 제외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앞서 국민의힘의 삼권분립 위반 주장에 반박하며 사법부를 둘러싼 의혹을 규명하는 것은 국회의 정당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도 국정조사 범위와 정당성을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회의 국정조사권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권한이지만, 재판 독립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제한도 존재한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는 재판이나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정조사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계엄 당시 사법부의 행정적 대응을 확인하는 조사와 개별 재판의 판단 과정에 개입하는 조사는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국정조사가 진행된다면 조사 대상과 증인 채택, 자료 제출 요구 범위를 둘러싼 법적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정조사와 별도로 조 대법원장 탄핵 가능성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신속한 탄핵 추진 필요성을 주장했다.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역시 국정조사를 진행하면서 탄핵 절차를 어떻게 추진할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민주당이 현재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절차는 국정조사다. 탄핵 추진 여부와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국정조사 일정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1월 5일 국회 본회의에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고할 계획이다.
이후 11월 12일 또는 19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서가 의결되면 조사위원회 구성과 자료 확보 등 준비 절차를 거쳐 이르면 12월 초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실제 조사 착수까지는 여야 협의와 본회의 의결 등 절차가 남아 있다.
특히 국민의힘이 국정조사 추진 자체에 반대하고 있어 조사 범위와 운영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국정조사가 성사되면 현직 대법원장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전례 없는 국정조사가 될 전망이다.
그만큼 조사 필요성과 사법부 독립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당시 사법부 수장의 역할을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정치권이 사법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국정조사를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향후 국회에서 국정조사 계획서가 어떤 범위로 확정되는지, 조 대법원장이 조사 과정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에 따라 정치권과 사법부 사이 갈등 수위가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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