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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3일 화요일 12:19

계엄 연루 군인 8명 무죄…특검 입증 난항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계엄 임무 사전 인지 혐의 무죄…입증 책임 쟁점

계엄 연루 군인 8명 무죄…특검 입증 난항

12·3 비상계엄 당시 이른바 '햄버거 회동'에 참석하거나 계엄 관련 임무를 수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군인 8명이 1심에서 전원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이 내란죄 성립 요건을 엄격하게 판단하면서 관련 사건을 맡은 특별검사팀의 공소유지에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2부는 지난달 30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과 방정환 전 국방혁신기획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두 사람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약 6시간 전 경기 안산의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만났다.

당시 특검은 이들이 부정선거 의혹 수사를 목적으로 구성된 '제2수사단'의 단장과 부단장을 맡기로 하는 등 계엄 관련 임무를 사전에 전달받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수사단의 명목상 책임자로 지정됐을 뿐 구체적인 임무와 작전 내용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노 전 사령관이 세부 계획을 설명하거나 관련 문건을 전달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계엄 관련 임무를 사전에 전달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국헌문란 목적까지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같은 날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병력을 투입하거나 관련 작전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군인 6명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무죄 판결을 받은 인물은 정성우 전 방첩사령부 1처장, 김정근 전 특전사 3공수여단장, 안무성 전 9공수여단장, 김상용 전 국방부조사본부 차장,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 김세운 전 특수작전항공단장이다.

재판부는 이들이 계엄 선포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으며, 급박한 상황에서 상관의 명령을 수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당시 명령의 위헌·위법성을 충분히 인식했거나 국헌문란 목적을 공유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계엄 관련 임무 수행 사실과 내란죄 성립 여부를 구분했다는 점이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한 명령 수행을 넘어 국헌문란 목적에 대한 인식과 범죄 가담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구체적인 행위와 당시 인식 수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검 측은 판결 직후 강하게 반발했다.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은 이번 판단이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인정한 헌법재판소와 다른 관련 사건 재판부의 판단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초 명령을 전달받을 당시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이후 계엄의 목적을 알게 된 상태에서 임무를 계속 수행했다면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검은 재판부가 피고인들의 인식 여부를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판단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무죄 판결은 권창영 종합특별검사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종합특검은 계엄 관련 임무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지휘·지원 과정에 참여한 군 관계자들의 형사책임을 폭넓게 검토해 왔다.

그러나 법원이 개별 피고인의 국헌문란 목적과 위법성 인식을 엄격하게 요구하면서 향후 재판에서도 구체적인 가담 경위와 고의성 입증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도 판결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3일 해당 판결을 비판하며 상관의 명령에 따른 행위라는 이유로 형사책임을 면제할 경우 위헌적 명령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법원의 판단은 비상계엄 자체의 위헌·위법성과 개별 군인의 형사책임을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형사법 원칙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항소심에서는 계엄 관련 임무를 전달받은 시점뿐 아니라 실제 임무 수행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어떤 정보를 인식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검이 국헌문란 목적과 고의성을 뒷받침할 추가 증거를 제시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다만 이번 판결은 1심 판단으로 확정된 무죄는 아니다. 상급심에서 증거와 법리 해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계엄 관련 군 지휘부의 형사책임 범위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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