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4일 수요일 12:23
821조 예산 심사…104조 삭감 요구
김보영 기자mari@gmail.com
역대 최대 예산에 재정 건전성 공방

역대 최대 규모인 820조9000억원의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본격화됐다. 재정 확대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와 국가채무 관리 필요성이 충돌하면서 국회 심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4일 국회에 따르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부터 5일까지 종합정책질의를 진행한다. 이어 9~12일 부처별 심사, 16일부터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통한 세부 증감액 심사가 예정돼 있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 727조9000억원보다 93조원 증가한 820조9000억원이다. 증가율은 12.8%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첨단산업, 청년 지원, 지역균형발전 등에 재정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최대 쟁점은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이다.
정부는 추가 세수를 활용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분야에 45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국채 신규 발행 축소에 12조5000억원을 활용해 국가채무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기금의 재원 조달 방식과 운용 권한을 둘러싸고 여야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민생 안정에 필요한 재정 투자라는 입장이다. 경기 대응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 운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재정 건전성과 기금 운용의 적절성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미래대응기금 내 여유자금 104조4000억원의 전액 삭감을 요구하며 정부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야당은 대규모 기금 신설이 재정 운용의 투명성을 떨어뜨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기금 규모와 사용 목적에 대한 국회 통제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정 건전성 역시 주요 쟁점이다.
정부는 내년도 국가채무 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48.3%로 전망했다. 올해 51.6%보다 3.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GDP 대비 0.1%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세수 증가와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대규모 재정 투자와 국가채무 관리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도체 경기 둔화 등으로 예상 세수가 줄어들 경우 재정 운용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생예산을 둘러싼 공방도 예상된다. 민주당은 일자리와 주거 지원 등 민생 분야 예산 확대를 추진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사업별 필요성과 지출 효율성을 집중 검증할 방침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과 지방재정 배분 방식, 주택 관련 예산도 주요 심사 대상으로 꼽힌다.
국회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은 12월 2일이다.
여야가 미래대응기금 규모와 재정 운용 원칙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심사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예산 심사는 단순한 지출 규모 조정을 넘어 정부의 중장기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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