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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3일 일요일 15:48

엑슨모빌·셰브론, ‘장부상’ 수익 하락에도 시장 기대 웃돌아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헤지 손실 반영…매출은 견고한 성장세 지속

엑슨모빌·셰브론, ‘장부상’ 수익 하락에도 시장 기대 웃돌아

미국 정유 업계를 대표하는 엑슨모빌과 셰브론의 올해 1분기 수익이 표면적으로는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금융 헤지 상품의 평가 손실이 반영된 결과로, 기업의 실질적인 경영 성과는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유가가 급등하면서 사전에 가격 변동성을 방어하기 위해 설정했던 헤지 전략이 오히려 장부상의 수익을 깎아먹는 결과를 초래했다.

엑슨모빌은 1분기에 41억 8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46% 감소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셰브론 역시 순이익이 22억 10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수익 감소의 핵심 원인은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에 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이 요충지가 차단되면서 물리적인 원유 인도가 불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헤지 이익을 장부에 즉각 반영하지 못하는 ‘불리한 추정 시기 효과’가 발생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요인을 제외한 실질 지표는 월가의 기대를 크게 웃돌았다. 엑슨모빌의 매출은 851억 4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돌파했으며, 셰브론 또한 조정 주당순이익에서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같은 기간 영국계 정유사 BP가 수익을 두 배 이상 늘린 것과 대조적으로, 미국 기업들은 장부상 기저 효과와 회계적 요인으로 인해 수익이 일시적으로 낮게 측정된 셈이다.

이러한 정유사들의 강력한 실질 수익은 미국 가계 경제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평균 가솔린 가격은 갤런당 4.39달러를 기록하며 주간 8% 이상의 급등세를 보였고, 이는 60년 만에 최대폭의 가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강력하게 자극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인해 항공사들이 항공편을 취소하고 티켓 가격을 인상하는 등 산업 전반으로 여파가 확산되는 추세다.

대런 우즈 엑슨모빌 CEO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해상 재고 물량이 모두 소진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진짜 영향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이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공급망 차질에 따른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경제적 진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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