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화요일 08:29
고가 아파트 있으면 기초연금 제외?…정부, ‘부동산 컷오프’ 검토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소득인정액만으로 못 거르는 고액 자산가 배제 추진 저소득 노인 더 두텁게 지원하는 ‘하후상박’ 개편 논의
![[사진=AI 생성이미지]](https://api.blockchainseoul.kr/uploads/1781598453095-368450887.webp)
이재명 대통령이 기초연금 개편을 주문한 가운데 정부가 고액 부동산 보유자를 기초연금 대상에서 원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소득은 낮지만 고가 주택 등 부동산 자산을 많이 보유한 고령층까지 기초연금을 받는 구조를 손보겠다는 취지다.
15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기획예산처 등은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강화해 재원을 절감하고, 더 어려운 노인에게 두텁게 지원하는 ‘하후상박’ 방식의 개편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액 자산 보유자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별도 컷오프 기준 도입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정부 관계자는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의는 상대적으로 자산 여력이 있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 인구로 편입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앞으로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행 기준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기초연금 재정 부담이 크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앞서 민생지원금 지급 과정에서는 소득·재산과 연동되는 건강보험료 기준 외에도 재산세 과세표준 12억 원 초과 가구, 금융소득 2,000만 원 초과 가구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별도 컷오프 기준이 적용됐다. 정부는 기초연금 개편 과정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고액 자산 보유자를 걸러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쟁점은 현행 기초연금의 소득인정액 산정 방식이다. 현재 기초연금은 부동산 재산 평가에 상대적으로 관대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경우 대도시 기준 재산 기본공제액이 약 9,900만 원인 반면, 기초연금은 1억3,500만 원까지 공제한다.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비율도 차이가 크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월 4.17%, 연 50%를 적용하지만, 기초연금은 월 0.33%, 연 4% 수준이다. 이 때문에 상당한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고령층도 별도 소득이 적으면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실제 복지로 기초연금 모의계산에 따르면 대도시에 거주하는 부부 가구가 시가표준액 12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별도 소득이 없다면 기초연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70%로 가정하면 실거래가 기준 약 17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한 노부부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 같은 구조가 복지 재정의 형평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초연금 산정 기준액은 전체 노인 인구의 소득·재산 수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별도 자산 기준이 없으면 향후 초고액 부동산 자산가까지 수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예산처가 지난 8일 연 ‘국민과 함께하는 지출구조조정 토론회’에서도 기초연금 개편 필요성이 제기됐다. 남경철 기획처 복지안전예산심의관은 “재배분의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고 미래세대에 차별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재 소득 하위 70%인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중위소득과 연동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초기에는 중위소득 100%를 기준으로 설정한 뒤 단계적으로 낮춰가는 방식이 거론된다.
현재 기초연금은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96.3%에 해당하는 계층까지 지급되고 있다. 기준을 중위소득 100%로 설정하더라도 당장 수급자가 크게 줄어드는 구조는 아니지만, 향후 자산 여력이 있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 인구로 대거 편입될 경우 지출 증가를 억제하는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
절감된 재원은 저소득 노인층 지원에 집중될 전망이다. 정부는 형편이 어려운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더 두텁게 지급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저소득 노인의 기초연금 수령액을 일정 부분 늘리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을 경우 일정 비율로 수령액을 줄이는 현행 부부감액제도 완화도 검토 대상이다. 또 사학연금·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자는 현재 부부 모두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연금개혁 이후 실제 수령액이 기초연금보다 낮아지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 일정 금액 이하 연금 수급자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결국 이번 기초연금 개편 논의의 핵심은 ‘누구에게 줄 것인가’다. 고액 자산 보유자까지 폭넓게 지급하는 현행 구조를 조정하고, 재정 여력을 더 취약한 노인층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복지 지출의 우선순위를 재설계하겠다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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