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화요일 21:25
인텔, 차세대 18A-P 생산 돌입…“AI CPU 수요에 파운드리 반격”
구선 기자kooblock@daum.net
18A보다 성능 9% 높이고 전력 18% 절감…구글·엔비디아 고객 확보 기대감도 확대

인텔이 차세대 반도체 제조공정인 ‘18A-P’의 초기 생산에 돌입했다. AI 인프라 확산으로 중앙처리장치(CPU) 수요가 다시 강해지는 가운데, 인텔은 자사 제품뿐 아니라 외부 고객을 위한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로이터와 야후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인텔은 16일(현지시간) 18A-P 공정이 리스크 생산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리스크 생산은 본격적인 대량 양산에 앞서 공정 안정성과 수율, 성능을 점검하는 초기 생산 단계다.
18A-P는 기존 18A 공정을 개선한 성능 중심의 차세대 제조 기술이다. 인텔은 현재 18A 공정을 최신 소비자용 노트북 프로세서와 데이터센터용 Xeon 6+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18A-P는 이보다 한 단계 개선된 공정으로, 향후 인텔 자체 칩뿐 아니라 파운드리 고객사의 반도체 생산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인텔에 따르면 18A-P는 기존 18A 대비 같은 전력 조건에서 성능을 9% 높일 수 있고, 같은 성능 조건에서는 전력 소모를 18% 낮출 수 있다. 발열 특성과 설계 유연성도 개선됐으며, 18A와 설계 규칙이 호환돼 기존 지식재산권(IP)과 설계 흐름을 재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번 18A-P 생산 돌입은 인텔 파운드리 사업의 신뢰 회복과도 맞물려 있다. 인텔은 그동안 TSMC에 밀린 첨단 공정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다. 팻 겔싱어 전 최고경영자(CEO) 시절 시작된 파운드리 재건 전략은 2025년 취임한 립부 탄 CEO 체제에서도 핵심 과제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립부 탄 CEO는 한때 18A 공정이 인텔 자체 제품을 통해서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외부 고객을 위한 파운드리 상품으로서 가능성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월 “탄 CEO가 18A를 외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잠재적 공정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인텔이 구글과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외신은 구글이 향후 칩 생산을 위해 인텔에 주문을 넣었고, 엔비디아도 인텔 공정이 자사 칩 생산에 적합한지 테스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텔이 실제 대형 고객사 물량을 확보할 경우, 적자를 이어온 파운드리 사업의 반전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 파운드리 부문은 올해 1분기 5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24억달러에 달했다. 첨단 공정 개발과 생산설비 투자 부담이 큰 만큼 단기간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지만, 18A-P 공정이 계획대로 양산 단계에 진입하면 고객 유치 경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나는 셈이다.
CPU 수요 회복도 인텔에 우호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AI 투자 열풍은 그동안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으로 전개됐지만, 최근에는 AI 에이전트와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CPU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인텔은 1분기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CPU 수요가 강해, 과거 회계상 손상 처리했던 칩까지 판매했다고 밝혔다.
인텔은 2분기 매출 전망치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38억~148억달러로 제시했다. LSEG 집계 기준 시장 예상치인 130억7000만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인텔의 데이터센터·AI 부문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39억3000만달러에서 54억5000만달러로 3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도 강하게 반응해왔다.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 224% 상승했고, 최근 12개월 기준으로는 476%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18A-P 공정의 실제 수율과 대량 양산 안정성, 외부 고객 확보 여부가 향후 주가와 파운드리 사업 평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의 이번 발표가 단순한 공정 진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가 GPU에서 CPU와 맞춤형 반도체까지 확장되는 상황에서, 인텔이 제조 경쟁력 회복을 입증할 경우 미국 반도체 공급망 재편 흐름과도 맞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18A-P 초기 생산을 거쳐 향후 고도 양산 단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18A-P가 기존 18A와 설계 호환성을 갖춰 고객사의 개발 부담을 줄이고, 성능과 전력 효율 개선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발 CPU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텔의 파운드리 반격이 실제 고객 확보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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